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헥슬란트, 석연치 않은 해명에 꺼지지 않는 코인 가격 '조작' 의혹
2022-11-29 화 13:53
헥슬란트·퀸비컴퍼니 간 계약서 공개...퀸비코인 마켓 메이킹 의혹 제기
노진우 헥슬란트 대표, '스마트계약 관련 협업' 주장...당시 계약서엔 '스마트' 한 글자 없어
헥슬란트, '마켓 메이킹(MM) 의혹 부인' 공지 올린 채 묵묵부답
사진 = 헥슬란트 로고 / 인터넷 갈무리
블록체인 보안 인프라 기업 헥슬란트(Hexlant)가 거래소에 토큰 상장을 위해 상장비 납부와 마켓 메이킹(MM, 코인 가격 조작)을 시행했다는 자료가 공개된 가운데, 헥슬란트의 석연치 않은 해명으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지난 11일 아이뉴스24는 지난 2020년 2월 13일 헥슬란트와 블록체인 기업 퀸비컴퍼니(Queenbee Company)의 암호화폐 '퀸비코인(QBZ)을 국내 A거래소에 상장하는 과정에서 맺은 '계약 조건 포기 확인서(이하 확인서)'를 보도했다. 공개된 확인서에는 노진우 헥슬란트 대표의 서명이 있었으며, 지난 2020년 1월 11일 양사가 체결한 계약서의 일부 내용을 수정·추가 합의(Confirmation)한다는 내용이 있었다.
지난 2020년 1월 22일 퀸비컴퍼니와 마켓 메이커(Market Maker, 코인 가격 조작세력) '렛츠컴바인'이 체결한 '코인 마켓 메이킹 등 업무위탁 계약서(유동성 공급 계약)'에 따라 노 대표와 퀸비컴퍼니 간 맺은 계약의 효력을 중지하고 유동성 공급 계약으로 대신한다는 내용이다.
당시 헥슬란트 관계자는 "헥슬란트는 코인 수탁(Custody) 업무 외에는 전혀 관여한 사실이 없다"며 "헥슬란트는 MM을 하는 회사가 아니고, 시세를 조작하는 회사도 아니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 대표의 서명에 대해서는 "아는 사실이 없고, 추가로 말할 내용도 없다"고 했다. 그러나 합의서에 노 대표의 서명과 동시에 헥슬란트 메일주소가 적시돼 있어 헥슬란트 측의 해명은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진 = 노진우 헥슬란트 대표 / 헥슬란트
이후 노 대표는 퀸비컴퍼니와 맺은 확인서에 나온 콘트랙트(Contract)가 '스마트 콘트랙트(Smart Contract)'라는 주장을 내놓았다.
노 대표는 "확인서는 (지난 2020년 1월 11일에 퀸비컴퍼니와 맺은) 스마트 콘트랙트를 중대한 어떤 기술적 이슈, 운영상의 이슈로 인해 파기하기 위한 것"이라며 "확인서에서 나온 'Contract'란 스마트 콘트랙트를 말하는 것이고, 이를 렛츠컴바인에 이관하며 헥슬란트 것을 쓰지 않겠다는 내용이었다"고 해명했다.
스마트 콘트랙트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제3의 인증기관 없이 개인 간 계약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말한다. 헥슬란트가 퀸비컴퍼니와 스마트 콘트랙트 계약을 맺었지만, 기술·운영상의 문제로 파기하고, 이를 렛츠컴바인이 대신하기로 한 내용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노 대표의 해명에는 납득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노 대표 주장대로 확인서에 명시된 계약이 '스마트 콘트랙트'에 관한 사항이라면 확인서에 '유동성 공급 사항'이라는 단어를 명시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노 대표는 "그건 렛츠컴바인이랑 얘기를 해봐야 할 것 같다"며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고, 끝까지 "우리는 스마트 콘트랙트 계약을 한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더불어 노 대표는 렛츠컴바인이 퀸비컴퍼니와 대체 계약을 맺으면서 합의서에 '코인(토큰) Market Making 등 업무위탁 계약서(유동성 공급 계약)'라고 기재한 사항에 대해선 명쾌한 대답을 하지 못했다.
노 대표는 확인서에 MM의 주체로 기록된 렛츠컴바인에 대해서도 "기술 개발회사라는 정도만 알고 있다"며 모르쇠로 일관했다. 회사 간 계약서 상에 기록된 상대방을 회사 대표가 잘 알지 못한다는 해명에 '렛츠컴바인이 노 대표가 만든 하위 MM이거나 노 대표가 끌어들인 MM 세력이 아니냐'는 새 의혹도 제기됐다.
확인서에 MM 당사자로 등장한 렛츠컴바인은 현재 '아라빛(주)'로 회사명을 변경한 상태다.
'스마트 컨트렉트' 관련 계약이라는 노 대표의 해명 역시 지난 16일 블록미디어에서 '노진우-퀸비컴퍼니 사이에서 지난 2020년 1월 11일 체결된 계약서(이하 계약서)'를 공개하며 신빙성을 잃었다.
계약서에 따르면 당시 노 대표는 국내 A거래소 상장을 위해 퀸비 측에 금전적·전략적 지원을 약속했다. 이에 따라 노 대표는 퀸비컴퍼니에 상장비 75만 테더(USDT)를 납부하고, 퀸비 토큰 재발행·배분·키관리·오딧 보고서 지원 등을 담당하며, '유동성 공급'을 위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헥슬란트가 퀸비컴퍼니의 마켓 메이커로서 MM을 담당한 것이다. 노 대표가 주장했던 '스마트 컨트렉트'는 계약서에 한 글자도 없었다.
사진 = 헥슬란트 홈페이지 공지사항 / 인터넷 갈무리
지금도 헥슬란트는 자사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헥슬란트는 마켓케이킹(MM)을 제공하지 않는다"며 "헥슬란트 이름으로 MM 제공을 사칭하는 불법 브로커들에 대해 법적 대응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헥슬란트의 공지는 역으로 퀸비컴퍼니와 체결한 계약서의 신빙성을 높여준다. 헥슬란트가 해당 계약이 불법 브로커가 헥슬란트 이름으로 MM 제공을 사칭힌 계약이라 판단했다면, 헥슬란트는 아라빛(전 렛츠컴바인)을 비롯한 퀸비컴퍼니 MM 계약 관련자들을 고소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러한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본지는 헥슬란트 측에 노 대표가 퀸비컴퍼니에 제공할 '금전적 지원'의 구체적 내용과 퀸비코인(QBZ) 상장비 납부 여부 등의 의혹을 정리해 질의했으나 공식적인 답변을 받지 못했다. 단, 헥슬란트를 통해 퀸비 재단의 입장만 전달받았다.
사진 = 본지가 헥슬란트를 통해 전달받은 퀸비 재단의 입장문 / 헥슬란트
현재 MM 의혹을 받는 QBZ은 지난 2020년 2월 26일 국내 A거래소, B거래소에 상장됐으나 한 달 뒤인 2020년 3월 25일 3336만6667개의 QBZ이 비정상적으로 유출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더불어 다음달에도 수억 개의 코인이 비정상 유출되면서 같은 해 4월 29일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됐다. 이후 QBZ은 투자유의종목 해재와 재지정을 반복한 끝에 지난해 8월 23일 상장폐지됐다.
QBZ 상폐 이후 퀸비 재단은 지난 5월 20일 브랜드 명을 헥시비(Hexibee, HXB)로 바꾸고 자체 대체불가토큰(NFT)·미니게임 사업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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