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자사 유튜브를 통해 한국 산업의 발전을 조명하는 헌정 영상을 공개하면서, 인공지능(GPU) 공급 확대와 함께 한국과의 경제 협력 관계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이날은 특히 26만 장에 달하는 최신형 GPU 공급 계획이 발표된 날과 겹쳐 상징적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영상은 10월 31일(현지시간) 엔비디아 공식 유튜브 계정을 통해 올라온 것으로, 한국의 산업화 과정을 찬사와 함께 소개하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한국의 차세대 산업혁명'이라는 제목 아래, 영상은 1950년대 괴산댐과 제일제당 공장 시절부터 현재의 반도체, 자동차, 전자 산업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압축 성장 과정을 서사적으로 풀어낸다. 엔비디아는 이를 통해 '한강의 기적'을 AI 시대의 모델로 삼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셈이다.
해당 영상은 공개 이틀 만인 11월 2일 기준으로 조회 수 37만 회를 넘어서며 온라인상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국내 네티즌들은 “진짜 엔비디아 맞냐”, “이 정도면 국가 홍보영상 수준”이라며 놀라움과 함께 진심 어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부는 이를 두고 ‘국뽕(국가에 대한 자부심을 자극하는 콘텐츠)’이라 부르기도 했지만, 전 세계적으로 AI 기술의 중심에 있는 기업이 한국의 기술 기반을 이토록 공개적으로 인정한 사례는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이와 같은 행보의 배경에는 엔비디아와 한국 간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가 자리하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방한 당시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 등 국내 주요 대기업 총수와 비공식 회동을 가졌다. 특히 비즈니스 회의 대신 일반 치킨집에서 열린 이른바 ‘깐부 치맥 회동’은 세계 주요 외신들도 주목할 정도로 친근한 협력 분위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이날 영상 공개와 함께 발표된 GPU 공급 계획도 주목을 끈다. 엔비디아는 한국에 총 26만 장의 최신형 GPU ‘블랙웰’을 제공하기로 했는데, 시장에서는 그 가치가 최대 14조 원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는 엔비디아가 단순한 판매처로서의 한국을 넘어서, AI 인프라의 전략적 거점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신호로도 해석된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AI 반도체 시장에서 한국의 위상이 더욱 커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정부와 국내 주요 기업이 추진 중인 AI 데이터센터 구축,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 초대규모 언어모델(LLM) 투자 등과 맞물리며, 글로벌 AI 생태계 내에서 한국의 영향력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동시에 엔비디아와의 협력은 미국과 중국 간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한국이 중간에서 전략적 균형을 이룰 수 있는 외교·산업적 자산으로 작용할 여지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