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산운용사 칼라모스 인베스트먼트(Calamos Investments)가 새로운 구조의 비트코인(BTC) 상장지수펀드(ETF)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등록하며 암호화폐 시장에 다시 한 번 도전장을 던졌다. 운용자산 규모가 400억 달러(약 55조 6,000억 원)를 넘는 칼라모스는 이번에 ‘래더드(Laddered) ETF’라는 형태를 통해 보수적인 투자자층을 타깃으로 삼는 전략을 취했다.
이번 ETF는 비트코인의 높은 변동성을 감안해 손실을 완화하는 구조로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피델리티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주요 주가지수 대비 3~4배 더 높은 변동성을 보여, 기존 금융투자보다 훨씬 큰 위험요소를 안고 있다. 칼라모스는 이미 지난 1월에 비트코인 가격 하락을 방어하는 ‘프로텍티드(Protected) ETF’ 3종을 출시한 바 있다.
이번에 제안된 ETF는 블랙록의 iShares 비트코인 트러스트, 그레이스케일의 비트코인 미니 트러스트, 비트와이즈의 비트코인 ETF, 피델리티의 Wise Origin 비트코인 펀드, 그리고 ARK와 21셰어스가 공동 출시한 ARK 21Shares 비트코인 ETF 등 5개 주요 비트코인 ETF에 대한 성과를 기준으로 한 옵션 계약에 투자하게 된다. 옵션은 특정 자산을 미래 일정 시점에 정해진 가격으로 매수 또는 매도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파생상품으로, 손실 보호와 리스크 완화 수단으로 널리 활용된다.
칼라모스는 이번 ETF가 20% 이상의 손실 발생 시 보호 효과를 발휘하도록 설계됐다고 밝혔다. 예컨대 비트코인 가격이 목표 기간 동안 8% 하락했다면 손실 방어 기능은 작동하지 않지만, 32%까지 낙폭이 커질 경우 손실은 최대 20% 선에서 제한되도록 운영된다. 이 외에도 ETF는 옵션 외에 현금 및 미국 국채 등 안정 자산에 분산 투자할 수 있도록 해 포트폴리오의 강건성을 높였다.
최근 비트코인 ETF로 유입되는 자금 흐름이 다시 늘어나면서 제도권 자금의 암호화폐 시장 진입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기관 투자자들이 점차 비트코인에 대한 노출을 늘려가려는 흐름이 가시화된 가운데, 이번 칼라모스의 신제품은 위험 대비 수익을 좁히려는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