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럭비 선수가 암호화폐 채굴 투자 사기를 벌여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미국 법무부는 셰인 도너번 무어(Shane Donovan Moore)가 투자자 40명 이상으로부터 90만 달러(약 12억 5,100만 원)를 가로챘다고 공개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암호화폐 채굴을 미끼로 한 폰지 사기를 펼친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워싱턴 서부지검에 따르면, 무어는 2021년 1월부터 2022년 10월까지 퀀텀 도너번(Quantum Donovan) 유한책임회사를 운영하며 투자자들을 현혹했다. 그는 고수익을 보장하는 암호화폐 채굴 사업을 한다며 자금을 모았고, 하루 1%의 수익을 약속하는 조건으로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하지만 당초 목적과는 달리, 투자금은 채굴 장비 구매에 쓰이지 않고 개인적인 사치 생활에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법무부는 무어가 암호화폐의 생소함을 이용해 전통적인 사기를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미연방 검찰 대행인 틸 루시 밀러(Teal Luthy Miller)는 "무어는 암호화폐의 신선함을 역이용해 고전적인 폰지 사기를 벌였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투자자들의 돈으로 호화 아파트, 명품 가방, 전자기기 등을 사들였으며, 기존 투자자에게는 새 투자자의 자금으로 수익금을 돌려주는 방식으로 사기 구조를 운영했다.
무어는 사회적 인맥도 사기에 적극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그는 선수 시절 쌓은 럭비 인맥을 투자유치 수단으로 활용했다”고 밝혔다. 미 시애틀 지방 법원 타나 린(Tana Lin) 판사는 판결문에서 "피해자들에게 심각한 정서적, 심리적 손상을 입혔다"고 언급하며, 단순한 금전적 피해 이상의 후유증을 남겼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은 최근 유명 인사를 표방하거나 혁신 기술을 앞세워 투자자들을 유인한 암호화폐 관련 사기 중 하나에 불과하다. 지난 2월에는 라스베이거스에 거주하는 남성이 AI 기반 암호화폐 채굴 투자 사기로 400명 이상에게서 총 2,400만 달러(약 333억 6,000만 원)를 가로채는 등, 암호화폐를 악용한 폰지 사기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당국은 암호화폐 산업이 제도권에 편입되려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규제 공백을 악용한 사기 수법이 증가하는 추세라며, 투자자의 경계심 강화를 당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