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표 증권사 찰스 슈왑($SCHW)이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현물 거래 서비스를 도입하며 암호화폐 시장에 본격 뛰어들었다. 총 10조 7,600억 달러(약 1경 4,944조 원)의 고객 자산을 관리 중인 이 회사는 고객이 주식, 채권은 물론 암호화폐까지 모든 금융 자산을 자사 플랫폼 내에서 일괄 관리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리크 워스터(Rick Wurster) 최고경영자(CE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미 많은 고객이 암호화폐 기반 상장지수상품(ETP)을 통해 시장에 노출돼 있다”며, 조만간 BTC와 ETH 현물 거래를 직접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슈왑 고객이 보유 중인 암호화폐 자산 규모는 전체 고객 자산 중 약 250억 달러(약 34조 7,500억 원) 수준에 불과하지만, 이번 결정으로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가 기대된다.
이번 발표는 규제 환경이 개선되는 시점과 맞물려 더욱 주목된다. 최근 미국 의회는 스테이블코인을 규율하는 ‘GENIUS 법안’을 통과시켰으며, 은행 규제기관들 또한 암호화폐 진입 장벽을 완화하는 기조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찰스 슈왑과 같은 기관이 본격적으로 암호화폐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뿐만 아니라 슈왑은 코인베이스($COIN)와의 정면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기존에도 비트코인 ETF와 옵션 상품 등을 제공해왔지만, 이제는 직접 암호화폐 매매까지 지원하면서 거래 생태계를 완성하려는 전략이다. 워스터 CEO는 “현재 당사 고객 자산의 98%는 슈왑 내에 있지만, 암호화폐는 여전히 외부 거래소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모든 자산을 한곳에서 보고 관리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암호화폐에 대한 기관투자자들의 관심도 지속 확산 중이다. 코인베이스와 EY-파르테논이 공동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2025년까지 기관의 83%가 암호화폐 자산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며, XRP, 솔라나(SOL) 등 대체 자산에 대한 투자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다. 미국 파이어블록스의 자료에 따르면, 기관의 90%가 스테이블코인 도입 또는 테스트를 마친 상태다.
영업 성과도 긍정적이다. 슈왑은 최근 분기 기준으로 매출이 60% 증가, 주당순이익(EPS)은 1.14달러(약 1,585원)를 기록했고, 거래 수익도 23% 이상 상승했다. 총 고객 자산은 10조 7,600억 달러(약 1경 4,944조 원)로 전 분기 대비 14% 늘었다. 이는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에 따른 주식 시장 변동성과 함께 암호화폐 영역 확장 전략이 시너지를 낸 결과로 분석된다.
이번 현물 거래 서비스 출시를 계기로 찰스 슈왑은 암호화폐를 더 이상 부가적 투자 수단이 아닌, 핵심 사업의 일부로 편입하려는 의지를 명확히 했다. 암호화폐 산업이 제도권 금융 서비스에 안정적으로 통합되는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받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