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P 기반 상장지수펀드(ETF) 출시를 앞두고 시장에 ‘재료 노출에 따른 하락(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아라)’ 우려가 번지고 있다. 기대와 달리 XRP 가격이 2.40달러(약 3,192원) 선에서 큰 반응 없이 정체되자, 투자자들 사이에 경계심이 커지고 있다.

ETF는 캐너리 캐피털(Canary Capital)이 준비 중으로,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ETF 상장을 위한 ‘8-A 등록서류’를 제출하며 출시가 임박했음을 알렸다. 통상 이 서류는 ETF가 출시되기 48시간 이내에 제출되는 절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XRP 가격은 2.35~2.60달러(약 3,123~3,444원) 구간에서 횡보 중이다. 상승 돌파보다는 되려 하락 가능성을 걱정하는 분위기다.

파생상품 시장에서도 이 같은 신중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24시간 기준 거래량은 28.29% 감소한 70억 8,000만 달러(약 9조 5,484억 원), 미결제약정은 2.02% 줄어든 40억 7,000만 달러(약 5조 4,573억 원)를 기록했다. 롱/숏 포지션 비율도 1 아래로 내려가 숏 베팅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적 분석도 부정적인 시나리오를 뒷받침하고 있다. XRP 차트는 중간 볼린저 밴드 근방에서 저항을 받고 있으며, 2.35달러(약 3,123원) 지지선이 위태로운 상황이다. 이 지지선마저 붕괴될 경우 XRP는 2.12달러(약 2,820원)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완전히 비관적인 상황만은 아니다. MACD 지표에서는 하락세 둔화가 감지되며, 향후 강세 전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만약 추세 전환이 나타난다면 잠재적 랠리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도 일부 존재한다.

하지만 현재로선 분위기는 반등보다 조정 쪽에 가깝다. 시장이 ETF 출시에 과도한 기대를 반영했다면, 실제 상장 시점에는 ‘뉴스에 파는’ 전형적인 차익 실현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이번 XRP ETF는 업계 첫 사례라는 점에서 중요하지만, 정작 시장 반응은 차분하거나 냉소적이다. 가격 상승 없이 이벤트가 지나간다면 기대는 실망으로 돌아서 하락에 무게가 실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