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사고 규모가 올해 들어 뚜렷하게 줄었고, 보증금을 대신 돌려준 뒤 회수한 돈이 대위변제액을 웃도는 단계에 처음 진입했다. 전셋값이 회복되면서 역전세 위험이 완화된 데다, 보증 가입 기준을 강화해 상대적으로 위험한 주택의 유입을 줄인 효과가 함께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HUG에 따르면 2026년 1∼4월 전세보증금반환보증 보증사고 규모는 2천69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5천743억원과 비교하면 53.1% 감소한 수준이다. 사고 건수도 1천450건으로, 작년 동기 2천994건보다 51.6% 줄었다.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은 집주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할 때 HUG가 임차인에게 먼저 보증금을 지급한 뒤 나중에 집주인에게 받아내는 제도다. 이 제도는 전세사기와 역전세난이 겹쳤던 시기에 사고가 급증했는데, 보증사고 규모는 2021년 5천790억원에서 2022년 1조1천726억원으로 늘었고, 2023년 4조3천347억원, 2024년 4조4천896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바 있다. 이후 지난해 1조2천446억원으로 크게 줄어든 데 이어 올해도 감소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눈에 띄는 대목은 사고 감소 속도보다 대위변제 감소 폭이 더 크다는 점이다. HUG가 올해 1∼4월 임대인 대신 세입자에게 돌려준 금액은 3천6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천520억원의 3분의 1 수준까지 줄었다. 건수도 1천661건으로 작년 동기 4천603건보다 크게 감소했다. 전세보증 가입 규모가 최근 2년과 비교해 급격히 줄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입자 수가 줄어서가 아니라 실제 위험도가 낮아진 영향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HUG는 2023년 5월부터 보증 가입 판단 기준이 되는 전세가율을 100%에서 90%, 즉 공시가격 기준으로는 126% 수준으로 낮췄다. 쉽게 말해 집값 대비 전셋값이 지나치게 높은 주택은 보증 가입이 어려워지면서 빌라 등 고위험 물건이 시장에서 상당 부분 걸러졌다는 의미다.
HUG의 재무 부담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인 채권 회수율도 크게 개선됐다. 채권 회수율은 HUG가 대신 지급한 돈 가운데 실제로 얼마나 다시 회수했는지를 보여주는 비율인데, 2023년 14.3%, 2024년 29.7%에 그쳤다가 2025년에는 84.8%까지 올라섰다. 특히 올해 1∼4월에는 회수 금액이 4천701억원으로 대위변제액 3천61억원을 넘어 회수율이 156%를 기록했다. HUG 전세반환보증 사고가 처음 발생한 2015년 이후 회수액이 대위변제액을 웃돈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런 변화의 배경에는 보증사고 주택을 법원 경매에서 HUG가 직접 낙찰받아 공공 성격의 임대주택인 든든전세로 공급하는 방식이 자리하고 있다. 사고가 난 주택을 단순히 처분 대상이 아니라 회수와 공급을 동시에 가능한 자산으로 전환하면서 회수 속도를 높인 셈이다.
이 같은 개선은 경영 실적으로도 이어졌다. HUG는 2024년 당기순손실이 2조5천억원을 넘겼지만, 2025년에는 1조5천74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2021년 이후 4년 만에 흑자 전환했다. 든든전세 사업이 시작된 뒤 올해 4월까지 HUG가 경매로 낙찰받은 주택은 모두 6천265호이고, 이를 통해 약 1조2천억원의 채권을 회수했다. HUG는 앞으로 파산채권자 보유 물건이나 공매 의뢰 물건을 직접 매입하는 등 회수 경로를 더 넓힐 계획이다. 전세시장 불안이 한때 제도 전반의 부담으로 번졌지만, 최근에는 위험 선별과 사후 회수 체계가 동시에 작동하면서 구조가 안정되는 모습이다. 이 같은 흐름은 전셋값 추이와 부동산 경기 변동에 따라 속도 차이는 있겠지만, 당분간 보증사고 축소와 재무 개선이 함께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