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1 리서치(071 Research)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블록체인이 제공한 데이터 주권 회복이 프라이버시 보호까지 완전히 해결해주지 못하며, 이를 보완할 핵심 기술로 ‘영지식증명(Zero-Knowledge Proof, ZK)’이 부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제로베이스(ZeroBase)의 영지식증명 네트워크는 이 기술의 현실적 적용을 위한 인프라로 주목받고 있다.
인터넷이 정보의 자유와 개방을 강조하던 시기는 지나고, 웹2에서는 데이터가 플랫폼의 자산으로 전환되었다. 사용자는 검색 기록, 위치 정보, 결제 이력 같은 개인 데이터를 서비스 제공자에게 넘기고, 그 대가로 편리한 기능을 제공받았다. 이러한 구조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움직임이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처음으로 실현되었다. 사용자는 개인 키로 직접 거래를 생성하고, 이를 탈중앙 네트워크에 제출함으로써 자산과 기록에 대한 주권을 회복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블록체인은 본질적으로 모든 트랜잭션을 공개 원장에 기록하는 구조이기에, 완전한 프라이버시는 보장하지 못한다. 주소 기반으로 운영되며, 지갑 잔고와 거래 기록이 누구에게나 노출될 수 있는 환경은 역설적으로 사용자를 특정할 수 있는 단서가 되기도 한다. 071 리서치에 따르면,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는 기술이 바로 영지식증명이다. 이 방식은 정보를 드러내지 않고도 해당 사실을 증명할 수 있게 하는 암호학적 기법이다.
영지식증명은 프라이버시를 지키면서도 검증을 가능케 해 자산 증명, 거래 조건 충족 여부, KYC 완료 확인 등 다양한 조건 증명에 활용된다. 예를 들어, 지갑 주소를 드러내지 않고도 “1000 USDC 이상을 보유 중이며 디파이 서비스를 사용한 이력이 있다”는 조건에 부합함을 증명할 수 있다. 이는 원본 정보의 노출 없이 신뢰를 얻는 새로운 데이터 활용 모델이라고 071 리서치는 진단했다.
하지만 영지식증명의 실제 활용은 기술 복잡성, 컴퓨팅 비용, 느린 처리 속도 등으로 인해 제한됐었다. 이 문제에 해결책을 제시한 것이 제로베이스(ZeroBase)다. 제로베이스는 증명 생성을 단일 주체가 아닌 분산 네트워크 상의 여러 노드가 처리하도록 구조화함으로써, 사용자가 API 호출만으로도 손쉽게 영지식증명을 활용할 수 있는 ZK as a Service 환경을 마련했다. 클라이언트는 증명을 요청하고, 허브 노드는 이를 가용한 검증자 노드에 할당하며, 증명은 고성능 인프라 기반에서 약 120ms 내 생성되어 실시간 적용도 가능하다.
안정성과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검증자 노드는 최소 100만 달러 상당의 스테이블코인을 담보로 예치해야 하며, 잘못된 증명 제출 시 슬래싱되는 구조를 도입했다. 또한 원본 데이터를 보게 되는 노드의 프라이버시 침해 위험을 해소하기 위해, TEE(Trusted Execution Environment)를 통해 연산 중 데이터 노출을 원천 차단하는 구조까지 마련됐다. 이를 통해 영지식증명은 규제가 존재하는 금융이나 공공 시스템에서도 선택적 데이터 공개 모델로 적용 가능해졌다.
제로베이스 스테이킹 사례는 이 기술이 실질적 금융 서비스에 어떻게 도입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사용자가 스테이블코인을 예치하고 바이낸스 선물 마켓에 연결해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 속에서, 위험 수준과 전략 준수 여부는 영지식증명을 통해 매 1분마다 증명된다. 델타 중립성 검증과 레버리지 한도 준수 여부는 서킷 레벨에서 처리되며, 전략은 숨기되 리스크는 외부에서도 실시간 검증 가능하게 만든 모델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영지식증명은 단지 민감 정보를 감추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데이터 비공개 상태에서도 활용과 검증이 가능한 신뢰 구조를 만들어낸다. KYC 통과 여부 증명, DAO 참여 자격 확인, 자산 리스크 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 접목되며, 기존 웹2 및 웹3 서비스가 해당 구성 요소를 모듈 형태로 호출해 사용하는 인프라로 발전 중이다. 이처럼 필요한 영역에만 기술이 자연스럽게 접목됨으로써, 생태계 확장은 보여주기식이 아닌 실질 수요에 기반하게 된다.
영지식증명은 아직 모든 분야에 필수 기술은 아니지만, AI와 데이터 중심 사회 속에서 프라이버시와 신뢰의 균형을 요구하는 흐름이 강화되면서 점차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제로베이스는 이 기술을 단순한 툴이 아닌 신뢰 기반 데이터 인프라로 탈바꿈시키고 있으며, 크립토뿐 아니라 전통 금융에도 확장 가능한 플랫폼으로 진화 중이다. 향후 금융 결제 및 정산 과정에서 영지식증명이 실질적 역할을 맡게 되며, 프라이버시가 보장된 신뢰 최소화 운영 모델로의 전환을 선도할 가능성이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