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둔 2026년 봄, 서울 거주자의 경기지역 주택 매수가 뚜렷하게 늘었다. 세금 부담이 다시 커지기 전에 다주택자들이 서울 외곽과 경기권 주택을 먼저 시장에 내놓으면서, 서울과 가깝고 생활 여건이 비교적 좋은 지역으로 실수요와 갈아타기 수요가 함께 이동한 것으로 해석된다.
25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2026년 2월부터 4월까지 경기도 소재 집합건물 매수자 가운데 서울에 주소를 둔 사람은 1만1천614명으로 집계됐다. 직전 3개월보다 832명 증가한 수치다. 월별로는 2월 3천815명, 3월 3천951명, 4월 3천848명으로,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시점이 가까워지는 동안 서울 거주자의 경기권 매수세가 일정한 규모로 이어졌다. 집합건물은 아파트, 오피스텔, 연립주택처럼 한 건물 안에 여러 구분 소유 형태가 있는 부동산을 뜻한다.
매수 증가가 두드러진 곳은 서울 접근성이 좋고 주거 선호도가 높은 지역이었다. 고양시는 619명에서 739명으로, 광명시는 48명에서 698명으로 늘었고, 구리시는 399명에서 605명, 남양주시는 667명에서 877명으로 증가했다. 안양시 동안구는 509명에서 537명, 용인시 수지구는 398명에서 468명, 용인시 기흥구는 232명에서 320명, 화성시 동탄구는 190명에서 289명으로 집계됐다. 의정부시와 하남시는 직전 3개월보다 다소 줄었지만, 각각 426명, 852명으로 여전히 서울 거주자 유입 규모가 큰 편이었다. 이런 지역들은 서울의 출퇴근권에 있으면서도 상대적으로 신축 주택이 많고 가격 부담은 덜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시장에서는 세제 변화와 매물 증가가 맞물리면서 매수 기회가 생겼다고 본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경기권 인기 지역 상당수가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매물이 늘어난 곳이라며, 실수요자들이 입지와 정주 환경을 따져보던 중 다주택자 급매물이 나오자 매수에 나선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용인시 수지구의 매매 물건은 2월 2일 2천829건에서 3월 21일 4천473건까지 늘어난 뒤 한동안 4천건대를 유지했고, 유예 종료일인 5월 9일을 앞둔 이달 들어 3천건대로 줄었다. 매물이 한때 빠르게 쌓였다가 소화되기 시작한 흐름으로 읽힌다.
가격 구조도 서울 거주자의 선택을 바꾼 요인으로 거론된다. 경기 일부 지역은 신축 비중이 높지만 서울 주요 지역보다 매매가격이 낮아 이른바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예를 들어 2022년 말 준공된 고양시 덕양구 덕은지구 디엠시한강자이더헤리티지 전용 84㎡ 3층은 지난달 29일 11억3천만원에 거래됐다. 서울 핵심지의 같은 면적대 아파트와 비교하면 부담이 덜한 수준이다. 여기에 서울 전셋값 상승도 영향을 줬다. 서울 중랑구의 전용 84㎡ 전세가 최근 4억~5억원대인데, 인접한 구리시에서는 지난달 30일 전용 59㎡가 5억4천600만원에 거래됐다. 전세 보증금에 자금을 조금 더 보태면 인근 경기지역에서 규모는 다소 줄이더라도 자가 보유로 전환할 수 있는 셈이다. 이 같은 흐름은 서울 전셋값 부담이 이어지고 경기 인접 지역의 매물 가격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경우, 당분간 실거주 목적의 서울발 경기권 이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