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더 공동 창업자·블랙스톤 출신 투자 거물, 1조 원 규모 디지털 자산 스팩 설립

| 손정환 기자

전 블랙스톤 임원 친 추(Chinh Chu)와 테더(Tether) 공동 창업자 리브 콜린스(Reeve Collins)가 손잡고 대규모 암호화 자산 펀드 조성에 나섰다. 두 사람은 총 10억 달러(약 1조 3,900억 원) 규모의 스팩(SPAC)을 창설하고, 암호화폐를 포함한 디지털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계획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M3 브리게이드 인수 V(M3 Brigade Acquisition V Corp)를 통해 추진되며, 금융 자문사로는 칸토 피츠제럴드(Cantor Fitzgerald)가 참여한다. 펀드는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솔라나(SOL) 등 다양한 암호화폐를 포함하는 '멀티 토큰' 전략을 구사할 예정이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 첫 행정부에서 상무장관을 지낸 윌버 로스(Wilbur Ross)가 부회장으로 합류하며, 바이낸스 이사회 의장 가브리엘 아베드(Gabriel Abed)도 주요 인사로 포함된다. CEO는 캐나다 채굴기업 핫8 마이닝(Hut 8 Mining) 출신의 제이미 레버턴(Jaime Leverton)이 임시로 맡을 예정이다.

친 추와 리브 콜린스의 전략은 마이클 세일러(Michael Saylor)의 스트래티지(Strategy)처럼 오직 비트코인에 집중하는 방식과는 확연히 다르다. 세일러는 59만 2,000개 이상의 비트코인을 보유(약 83조 4,800억 원 상당)하고 있으며, 일본의 메타플래닛(Metaplanet) 또한 1억 3,000만 달러(약 1,807억 원) 상당의 구매를 통해 테슬라를 제치고 기업 보유 물량 상위 7위로 올랐다.

이더리움 위주 전략을 택한 기업도 있다. 미네소타 기반의 샤프링크 게이밍(SharpLink Gaming)은 18만 8,478 ETH(약 6,353억 원)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 전량을 네트워크 검증에 활용 중이다. 이 회사는 이더리움 공동 창업자 조셉 루빈(Joseph Lubin)을 이사회 의장으로 영입했고, 콘센시스(ConsenSys)가 주도한 4억 2,500만 달러(약 5,908억 원) 규모의 자금 유치를 통해 전략적 전환에 성공했다.

이번 스팩 설립은 리브 콜린스가 지난 5월 약 647만 달러(약 90억 원)를 들여 M3 브리게이드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시작됐다. 콜린스는 클래스 B 주식 719만 주와 프라이빗 워런트 504만 개를 확보했으며, 칸토 피츠제럴드로부터 추가로 329만 주를 매입할 예정이다. 뒤이어 콜린스는 CEO로, 친 추는 사장으로 취임했다.

콜린스는 대표적으로 테더, NFT 플랫폼 블록브이(BLOCKv), 스마트 미디어 테크놀로지(Smart Media Technologies)의 설립에 참여했고, 최근에는 이자 수익형 스테이블코인 플랫폼 STBL.com(구 PI)의 회장으로 재직 중이다. 이 플랫폼은 이더리움과 솔라나 기반에서 실제 자산(RWA)을 토큰화해 수익을 창출하는 시스템을 제공한다.

친 추는 블랙스톤에서 2015년까지 일하며 가장 오랜 기간 활동한 인물로, 게티이미지(Getty Images), 우츠(Utz Brands) 등을 대상으로 한 다수의 스팩 거래를 이끈 바 있다.

이번의 프로젝트는 기존의 단일자산 집중형 암호화 전략이 아닌, 다양한 디지털 자산을 통합한 새로운 유형의 암호화폐 투자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