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예상 밖 인플레이션 발표가 암호화폐 시장에 충격을 안긴 가운데, XRP 파생상품 시장에서 청천벽력 같은 유동성 불균형이 발생했다. 비정상적인 가격 흐름과 함께 공매도 포지션이 대거 청산되며 XRP는 3,042%라는 역대급 청산 비율의 비대칭을 기록했다.
암호화폐 파생상품 분석 플랫폼 코인글래스(CoinGlass)의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단 한 시간 만에 XRP의 숏 포지션에서 약 42만 6,000달러(약 5억 9,200만 원)의 청산이 발생한 반면, 롱 포지션에서는 고작 1만 4,000달러(약 1,950만 원) 정도만 정리됐다. 이는 시장의 하방 베팅이 한순간에 무너졌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처럼 극단적인 청산 비율은 비트코인(BTC)이나 이더리움(ETH)의 규모에서는 볼 수 없던 이례적 현상이다. 그 시점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역시 각각 1,200만 달러(약 167억 원)를 넘는 청산이 발생했지만, 롱과 숏 포지션 간의 격차는 XRP만큼 크지 않았다.
이 같은 변동성은 미국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 대비 0.1% 하락하며 시장 예상치를 뒤엎으면서 벌어졌다. 전문가들은 0.3% 상승을 예상했지만, 오히려 물가 압력이 줄었다는 점이 확인되자 위험 자산 전반에서 매수세가 급증했고 이는 암호화폐 시장에 급격한 반응을 초래했다. 연간 기준으로도 PPI는 2.6%로 떨어지며, 이는 지난 6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이 영향은 XRP 가격에도 즉각 반영됐다. 발표 직후 XRP는 급등세를 보이며 한때 3.02달러(약 4,200원)까지 치솟았다가 다시 3달러(약 4,170원) 초반대로 조정을 받았다. 다수의 숏 포지션 청산이 동반된 이 급등은 ‘숏 스퀴즈(공매도 압착)’ 현상의 전형적인 사례로 분석된다.
현 시점에서 XRP는 3달러 수준에서 횡보 중이며, 갑작스러운 청산으로 인해 파생상품 시장은 한층 가벼운 구조로 전환됐다. 다만 이 현상이 중장기적 반등의 발판이 될지, 아니면 새로운 가격 변동성의 서막이 될지는 향후 시장 흐름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이번 특정 상황은 XRP 투자자뿐 아니라, 전체 파생상품 시장 참가자들에게 높은 레버리지 거래의 위험성을 다시 한번 각인시키는 사례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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