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현금 배당 발표 직후 비트코인 $104,000 돌파…정책 기대감에 암호화폐 급등

| 손정환 기자

비트코인(BTC) 가격이 트럼프 대통령의 전격적인 현금 배당 발표 직후 104,000달러(약 1억 4,000만 원)를 돌파하며 급등했다. 최근 일주일 사이 세 번째로 10만 달러 선을 넘긴 이번 상승은 정치적 발언에 따른 시장 반응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9일, 부유층을 제외한 미국 국민들에게 최소 2,000달러(약 270만 원)의 '관세 배당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과거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지급했던 재난지원금 정책을 연상케 하는 조치다. 그는 자신이 부과한 대외 관세를 정당화하며, 해당 수익을 국민에게 직접 돌려주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 발언이 나온 직후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암호화폐가 강하게 반응했다. 비트코인은 발표 직전 102,000달러(약 1억 3,800만 원) 선에서 급속히 상승해 104,000달러를 돌파했다. 이더리움(ETH)도 동시에 4% 넘게 오르며 3,500달러(약 472만 원)를 넘어섰다. 모네로(XMR)는 19%, 지캐시(ZEC)는 24% 급등해 각각 650달러(약 87만 원) 선까지 치솟았다.

시장은 이번 조치를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시기와 비슷한 현금 지급 정책으로 해석하고 있다. 당시 미국 정부가 지급한 재난지원금이 일부 개인 투자자들의 암호화폐 매입으로 이어지며, 단기 상승장을 불러온 전례가 있다. 이를 의식하듯 트위터와 커뮤니티에서는 '이번에도 암호화폐 랠리가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관세 재원을 활용한 이번 배당금 정책의 법적 정당성은 현재 미 대법원에서 논의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한 관세가 위헌 소지가 있다는 기업들과 전문가들의 비판이 잇따르는 가운데, 소송 결과에 따라 해당 배당이 실제로 이행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현금 지원 약속은 단순한 선심성 발언을 넘어 암호화폐 시장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향후 정책 실행 여부와 법적 판단에 따라 비트코인을 비롯한 시장 흐름에 또 다른 변곡점이 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