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장의 대표적 인플루언서 란 노이너(Ran Neuner)가 비트코인의 근본 가치에 대해 공개적으로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비트코인이 가치저장 수단으로서 결정적인 시험을 통과하지 못했으며, 현재는 “무엇이라고 정의해야 할지 설명하기 어려운 자산”이 됐다고 주장했다.
노이너는 지난 2월 “비트코인은 실패했다”고 직설적으로 언급하며, 글로벌 거시 불안 국면에서 자본이 비트코인이 아닌 금으로 이동한 점을 핵심 근거로 제시했다. 관세 갈등과 통화 긴장, 재정 불안이 심화되는 상황은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으로서 위상을 증명할 기회였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전통적 안전자산인 금이 선택됐다는 것이다.
그는 “기관 투자자들은 ETF를 통해 이미 비트코인에 접근할 수 있었다. 장벽은 사라졌다. 그럼에도 자금은 금으로 향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접근성 문제가 아니라 자산에 대한 신뢰의 문제라는 해석이다.
비트코인의 정체성 변화도 다시 도마에 올랐다. 비트코인은 초기에는 ‘P2P(개인 간) 전자화폐’로 출발했지만, 2017년 블록 크기 논쟁 이후 커뮤니티가 확장성 대신 희소성을 택하면서 ‘디지털 금’ 서사로 이동했다. 공급이 제한되고 분할 가능하다는 특성을 내세워 가치저장 수단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그러나 최근 인터뷰에서 노이너는 “지금 내가 겪는 가장 큰 문제는 비트코인이 무엇이며 어디서 가치를 얻는지 스스로 정당화하는 것”이라며, 자산의 정체성 자체가 불분명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또 커뮤니티의 동력 약화를 지적했다. ETF 승인과 기관 채택 등 주요 목표가 달성되면서 과거처럼 시스템에 편입되기 위해 싸우던 ‘에너지’가 사라졌다는 분석이다. 소매 참여는 수년 내 최저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대규모 매입 전략도 의미 있는 가격 모멘텀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노이너는 향후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첫째, 비트코인이 수익 창출 능력이나 명확한 유틸리티 없이 거대한 밈코인처럼 서서히 쇠퇴할 가능성. 둘째, 시간이 더 필요할 뿐 결국 가치저장 수단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 셋째, 인공지능(AI) 에이전트가 자율적으로 거래와 결제를 수행하는 환경에서 사실상 통화로 사용되는 시나리오다. 그는 이 중 세 번째 가능성을 가장 낮게 평가했다.
다만 그는 가격 예측에 집착하는 접근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지정학적 긴장과 유가, 인플레이션 등 거시 변수 속에서 시장을 움직이는 것은 뉴스가 아니라 자금 흐름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데이터 기반 가설 설정과 포트폴리오 방어 전략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노이너의 발언은 비트코인이 이미 ‘디지털 금’으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는 기존 통념에 균열을 내고 있다. 단순한 가격 전망을 넘어, 비트코인이 어떤 자산인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향방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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