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대형 주택 개보수 시장이 활기를 되찾을 것이라는 기대가 컸지만, 시장의 흐름은 예상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주택 개보수 수요는 정체 상태에 머물러 있고, 소비자들은 비교적 저렴한 DIY 프로젝트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홈디포(HD)는 이를 경제 불확실성과 관련지으며, 올해 1분기 실적 발표 자리에서 "대형 프로젝트는 여전히 침체 상태"라고 진단했다.
그간 시장 전문가들은 높은 주택 가격과 금리로 인해 거래가 줄어든 만큼, 기존 주택 보유자들이 보유 주택을 개보수하는 방향으로 수요가 몰릴 것으로 기대해 왔다. 특히 집값이 고점에 머물면서 생긴 주택 담보 가치 증가 덕분에 소비자들이 이를 활용해 대출을 받고 집을 손보려 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던 상황이다. 하지만 홈디포의 테드 데커 CEO는 애널리스트와의 컨퍼런스콜에서 "소비자들이 다시 페인트칠을 하고 정원을 가꾸는 등 소규모 작업에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대규모 프로젝트엔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홈디포는 소비자들이 그간 투자하지 않은 주택 개보수 규모가 누적해서 약 500억 달러(약 72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향후 수요 회복 여지가 크다는 점을 시사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시장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데커 CEO는 "사람들이 다시 주택 자산을 담보로 활용하고, 경기 전반에 대한 신뢰가 회복된다면 더 크고 구조적인 프로젝트로 나설 수 있을 것"이라며 반등 여지를 내비쳤다.
예정된 로우스(LOW)의 실적 발표도 시장 동향을 가늠할 중요한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같은 업종의 경쟁사이자 주택 개보수 시장의 또 다른 축인 로우스의 향후 전망과 대응 전략에 따라 투자자들의 기대감도 달라질 수 있다. 한편 홈디포는 이날 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소폭 상회했다고 발표했으며, 물가 변동성 속에서도 가격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택 시장이 금리와 매물 부족으로 정체되는 상황에서, 향후 개보수 시장의 반등은 소비자 심리에 달려 있다. 대형 프로젝트가 다시 활기를 되찾으려면 경제 신뢰 회복과 금융 여건 개선이 병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