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 30년 만에 최고 금리…우에다 총재 '추가 인상 시사'

| 연합뉴스

일본은행이 11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우에다 가즈오 총재는 앞으로도 경제 흐름이 예상에서 벗나지 않는다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번 조치는 장기간 이어진 초저금리 기조에서 점진적으로 벗어나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19일 일본은행은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단기 정책금리를 기존 ‘0.5% 정도’에서 ‘0.75% 정도’로 0.25%포인트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지난 1월 이후 11개월 만의 금리 인상이며, 현재의 기준금리는 1995년 이후 약 3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정책위원 9명 전원이 이번 인상에 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은행의 주요 판단 근거는 물가 상승 지속과 기업 임금 인상 가능성 등이다.

우에다 총재는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현재 정책금리 수준이 여전히 실질적으로 낮기 때문에 완화적 금융환경이 유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 인상을 지나치게 늦출 경우, 나중에 급격한 조정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일본 경제가 현재 인플레이션 상태라는 점도 시사하며 금리인상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발표에서 주목할 또 다른 지점은 이른바 ‘중립 금리’에 대한 일본은행의 인식이다. 우에다 총재는 중립 금리(경기를 과열시키거나 위축시키지 않는 금리 수준)를 특정하긴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며, 일본은행이 보는 중립 금리 수준은 1.0%에서 2.5% 사이로 제시했다. 이는 현재의 기준금리보다 높은 수준이어서 향후 추가 인상 가능성이 내포돼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시장에서는 일본의 기준금리 인상 여파가 채권시장에 이미 반영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10년물 일본 국채 금리는 이날 2.02%까지 올라섰다. 이는 약 2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우에다 총재는 이러한 움직임이 일반적인 시장 반응과 다를 경우, 일본은행이 필요시 적극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근의 금리 상승에는 경기 회복 기대 이외에도 내각의 재정 악화 우려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일본이 본격적인 금리 정상화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의미하며, 글로벌 금융시장에 적잖은 파장을 줄 가능성이 있다. 특히 미국이나 유럽과의 정책금리 차이가 좁혀질 경우, 엔화 가치 움직임이나 외국인 자금 흐름에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 다만 일본은행은 앞으로도 경제·금융지표를 면밀히 관찰하며 점진적인 긴축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