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 배분에 탈중앙을 더하다”…디스프레드, 비텐서 dTAO 구조로 거버넌스 혁신 분석

| 이도현 기자

디스프레드(DeSpread)의 최근 리서치에 따르면, 비텐서(Bittensor)는 분산형 인공지능 네트워크 인프라로서, 커뮤니티 중심의 신개념 인센티브 메커니즘 ‘dTAO’를 도입해 지속 가능한 거버넌스 구조 실현에 도전하고 있다. 기존 블록체인 프로토콜에서 인센티브 설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사례로 주목된다.

대다수 블록체인 네트워크는 유동성 채굴 또는 에어드롭을 통한 거버넌스 토큰 지급 방식으로 사용자 참여를 유도한다. 그러나 이런 구조는 단순 보유만으로 인센티브를 수령하는 구조적 문제를 야기하고, 실질적 거버넌스 참여율을 저해하는 단점을 갖고 있다. 이러한 ‘거버넌스 중앙화’ 문제는 자금 집중 구조와 맞물려 오히려 ‘탈중앙화’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비텐서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dTAO(Dynamic TAO)’ 체계를 도입했다. 디스프레드 리서치에 따르면, 기존의 루트 네트워크 밸리데이터 중심의 $TAO 분배 구조는 서브넷 평가의 비합리성과 확장성 한계를 동반했다. 이로 인해 유망한 서브넷조차 상위 밸리데이터와의 관계, 내부 정치에 따라 인센티브 수급에 불리해지는 구조적 문제가 발생했다.

dTAO는 시장 주도의 인센티브 분배 메커니즘이다. 서브넷별로 발행되는 ‘알파 토큰(Alpha Token)’은 탈중앙화된 방식으로 $TAO 인센티브 비율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로 작동한다. 시장에서의 알파 토큰 가치에 따라 서브넷이 수령하는 $TAO 비율이 책정되며, 이는 참여자 간 이해관계를 정렬시키는 주요 장치로 작용한다. 예컨대 마이너, 밸리데이터, 서브넷 오너는 알파 토큰의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보유량을 축소하지 않도록 유도되며, 이는 자연스럽게 서브넷의 품질과 평판을 기반으로 시장이 선택하게 만든다.

이때 디스프레드 분석에 따르면, 알파 토큰 가격이 높아질수록 발행량이 줄어드는 구조를 채택해, 인위적인 가격 상승 시 채굴 효율을 감소시켜 과도한 공정성 왜곡을 억제한다. 반면 낮게 평가된 서브넷에선 자연스러운 참여 유인이 발생해 시장 균형을 유도한다는 설계다. 이 차별화된 구조는 디파이 생태계 내에서 사용되는 솔리들리(Solidly) 구조와 유사하지만, 불특정 다수 참여자도 인센티브 분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접근성과 탈중앙성이 뛰어나다.

이로 인해 dTAO 구조는 자본 및 지식 편중 문제를 해소하고, 보다 객관적인 성과 평가와 인센티브 배분이 가능해지는 시스템으로 진화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참여자들이 리스크를 감수하며 직접적으로 서브넷의 지속 가능성과 수익성을 판단하고, 이에 따라 알파 토큰과 $TAO 간 스왑 참여를 결정하게 되는 구조가 마련된 셈이다.

한편, dTAO 도입 초기는 구조적 과도기로 인해 일부 한계도 존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아직까지 루트 네트워크 밸리데이터에게 돌아가는 인센티브가 많아 모든 알파 토큰에 매도 압력이 걸려 있고, 상대적으로 후발 주자 서브넷은 보상 구조 상 불리한 위치에 놓인다. 이는 자칫 신규 서브넷의 알파 토큰에 대한 투기적 수요를 유발하거나, 고평가된 네트워크가 지속적인 유동성을 독점하게 만드는 부작용의 단초가 될 수 있다.

향후에는 점진적으로 알파 토큰의 인센티브 수혜 주체가 루트 네트워크 밸리데이터에서 각 서브넷 밸리데이터로 전환됨에 따라, 보다 객관적이고 분산된 서브넷 인센티브 분배가 실현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메인넷 중심으로 수많은 하위 서브넷을 보유한 구조나 DAO 내 자금 배분이 필요한 생태계에서는 dTAO의 적용 가치가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결과적으로 dTAO는 단순한 인센티브 메커니즘 개편을 넘어, 거버넌스를 포함한 블록체인 프로토콜 운영 방식 전반에 변화를 예고하는 실험적 구조이다. 디스프레드 리서치는 비텐서 생태계 내에서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을 경우, 이 구조가 타 프로토콜로 확산될 여지도 크다고 평가했다. dTAO는 인공지능과 DePIN(탈중앙화 인프라) 산업에서 지속 가능한 토큰 경제를 설계하는 하나의 디딤돌로 기능할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