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코스닥 급락, 미-이란 군사 긴장에 외국인 매도세까지

| 토큰포스트

코스피와 코스닥이 11일 장 초반 나란히 큰 폭으로 내리면서 국내 증시가 대외 불안과 외국인 매도 압력에 다시 흔들리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17분 현재 코스피는 전날보다 184.47포인트(2.39%) 내린 7,546.35를 나타냈다. 지수는 장 시작과 함께 221.20포인트(2.86%) 하락한 7,509.62로 출발한 뒤 한때 7,394.46까지 밀리며 7,400선을 내주기도 했다. 이후 일부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낙폭을 조금 줄였지만, 전반적인 약세 흐름은 이어졌다.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보여주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일명 한국형 공포지수)는 전날보다 0.38% 오른 88.69를 기록했고, 장중에는 89.06까지 올라 3거래일 연속 80선을 웃돌았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도 전장보다 1.3원 오른 1,525.5원에 출발해 위험회피 분위기를 반영했다.

수급을 보면 외국인의 매도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5천650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24거래일 연속 코스피 주식을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5천85억원, 기관은 233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하단을 받치고 있다.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도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796억원, 110억원 순매도를 보였고, 기관만 1천52억원 순매수에 나섰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외국인은 1천2억원 순매도를 기록했고, 개인과 기관은 각각 1천19억원, 115억원 순매수로 대응했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8.42포인트(1.94%) 내린 933.21로, 개장 직후부터 1~2%대 약세를 이어갔다.

이번 하락의 배경에는 미국과 이란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 고조가 자리하고 있다. 간밤 뉴욕증시에서는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가 1.87%,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가 1.62%, 나스닥 종합지수가 1.98% 내렸다. 미국의 이란 공습과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전면 폐쇄 발표가 겹치면서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이 커진 것이다. 여기에 인공지능(AI) 산업의 수익성이 실제로 뒷받침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 글로벌 빅테크의 AI 인프라 투자 속도에 대한 부담도 투자심리를 짓눌렀다. 다만 미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시장 예상과 대체로 비슷한 수준으로 나왔다. 전체 CPI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4.2% 올라 2023년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고,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2.9% 상승해 4월의 2.8%보다 오름폭이 커졌다. 물가가 아주 안정됐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예상보다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점은 뉴욕증시 하락 폭을 다소 제한한 요인으로 해석된다.

국내 대표 반도체주들도 장 초반에는 급락했지만 종목별로 회복 정도는 엇갈렸다. 삼성전자는 한때 28만7천500원까지 밀리며 30만원 아래로 내려섰다가, 이후 낙폭을 줄여 오전 9시 17분 현재 2.81% 내린 29만4천원에 거래됐다. SK하이닉스는 장 초반 196만원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반등해 0.63% 오른 206만1천원을 기록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서는 SK스퀘어(-4.65%), 현대차(-4.65%), LG에너지솔루션(-3.76%), 삼성생명(-3.80%), 삼성전기(-2.44%) 등 다수가 내렸고, 삼성화재(1.95%), 한미반도체(1.48%), 에스오일(0.63%) 정도만 강세를 보였다. 업종별로는 증권(-5.57%), 금속(-5.16%), 건설(-4.35%)이 크게 밀렸고, 부동산(2.95%), 의료·정밀기기(2.13%), 섬유·의류(0.95%)는 상대적으로 강했다. 코스닥에서는 알테오젠(-2.38%), 에코프로비엠(-4.07%), 에코프로(-4.44%), 레인보우로보틱스(-5.02%) 등이 약세였고, 코오롱티슈진(0.90%), 리노공업(0.22%), 원익아이피에스(8.91%)는 상승했다.

시장은 당분간 지정학적 변수와 물가 흐름, 외국인 수급을 함께 보며 방향을 가늠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중동 긴장이 실제 에너지 공급 차질과 환율 상승으로 이어질 경우 국내 증시 변동성은 더 커질 수 있다. 반대로 미국 물가가 추가로 안정되고 외국인 매도세가 진정된다면, 최근 급락한 종목을 중심으로 반발 매수세가 유입될 여지도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대외 충격이 얼마나 빠르게 완화되느냐에 따라 증시의 낙폭 축소 여부가 갈릴 가능성이 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많이 본 기사

지금 꼭 알아야 할 리포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