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XRP)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산하 크립토 태스크포스에 ‘스테이블코인’과 토큰화 증권의 규제 기준을 분명히 해달라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특히 브로커-딜러 규정에서 담보 인정, 보관 의무, 온체인 장부의 법적 효력까지 요구해 가상자산 시장의 제도권 편입 논의가 한층 구체화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작성돼 X를 통해 퍼진 이 서한은 리플이 지난 3월 20일 SEC 크립토 태스크포스와 만나 지급용 스테이블코인, 토큰화 증권에 대한 순자본 규정과 고객자산 보호 규정의 적용 방식을 논의한 데 따른 후속 의견이다. 리플은 “회의에서 제기된 여러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이번 자료를 제출한다”고 밝혔다.
리플이 가장 먼저 문제 삼은 부분은 스테이블코인의 담보 처리다. 회사는 SEC의 규정 15c3-1을 손질해 브로커-딜러의 재무제표에서 스테이블코인을 어떻게 반영할지 명확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고객 스테이블코인 보관과 관련해서는 규정 15c3-3을 수정해 ‘적격 지급 스테이블코인’이라는 새 범주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이와 함께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외의 ‘비증권’ 가상자산도 비슷한 기준을 적용받아야 한다고도 요청했다. SEC의 최근 가이드라인을 근거로, ‘쉽게 시장에서 거래 가능한’ 비증권이라면 별도 완화 없이도 유사한 취급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다. 업계에서는 이 부분이 XRP를 포함한 일부 자산의 규제 해석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리플은 스테이블코인 헤어컷 2% 역시 지나치게 불리하다고 지적했다. 발행사와 브로커-딜러 사이에 민트-번 구조가 존재한다면 ‘0% 헤어컷’이 더 합리적이라는 주장이다. 헤어컷은 담보 가치를 할인 계산하는 규칙으로, 수치가 높을수록 자산 활용도와 자본 효율성은 떨어진다.
마지막 쟁점은 토큰화 자산의 소유권 기록이다. 리플은 오프체인 등록부와 온체인 등록부가 충돌할 경우 어느 쪽이 법적 효력을 갖는지 SEC가 분명히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회사는 ‘온체인 등록부’를 단일한 법적 원장으로 지정해야 이중 기록에 따른 혼선을 줄일 수 있다고 봤다.
업계에서는 이번 요청이 단순한 규정 문의를 넘어, 스테이블코인과 토큰화 증권을 기존 금융 규율 안에 넣기 위한 본격적인 ‘기준 싸움’으로 해석한다. 규제 명확성이 높아질수록 기관투자자와 중개업체의 참여 장벽은 낮아질 수 있지만, 반대로 기준이 장기화되면 시장의 불확실성도 이어질 수 있다.
한편 과거부터 SEC와 규제 충돌을 이어온 리플이 이번에는 제도 설계 단계에서 직접 해석을 요구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시장은 XRP를 포함한 관련 자산이 어떤 기준에 따라 분류될지 주시하고 있다. 이날 XRP는 1.3299달러에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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