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發 관세폭탄 경고… 애플·삼성·EU 전자업계 '초긴장'

| 김민준 기자

애플(AAPL)과 삼성전자, 그리고 유럽연합(EU)에 대한 고율의 *관세*를 예고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글로벌 공급망에 또 다른 충격을 던지고 있다. 트럼프는 자국 내 제조를 강력히 요구하며 아이폰을 포함한 스마트폰 제품에 대해 최소 25%, EU산 제품에는 최대 50%의 신규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발언은 트루스 소셜에 게시된 두 건의 글을 통해 공개됐다. 트럼프는 애플의 팀 쿡(Tim Cook) CEO에게 오래전부터 "미국 내에서 제조하지 않으면 최소 2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는 방침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관세 부과 대상을 삼성전자를 포함한 다른 스마트폰 제조사로까지 확대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는 인도에서 생산하는 제품조차 미국행이라면 관세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현 시점에서 애플은 연간 6,000만 대가 넘는 아이폰을 주로 중국에서 생산해 미국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팀 쿡은 대부분의 아이폰 생산거점을 인도로 옮기겠다고 밝혔으며, 주요 협력사인 폭스콘(Foxconn)은 이에 맞춰 인도 내 반도체 생산 시설을 확대하고 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애플이 미국 내 생산라인을 구축하려면 상당한 시간과 수천억 원대의 추가 투자가 필요할 것이라고 평가한다. 웨드부시 증권은 미국산 아이폰의 소비자 가격이 약 3,500달러(약 504만 원)에 이를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애플은 미국 내 반도체 조달을 강화하고 있으며, 올해만 19억 개 이상의 칩을 미국 내 12개 주에서 확보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대만 TSMC가 미국 애리조나 공장에서 생산하게 된다. 이 공장에서는 이미 A16 바이오닉 칩이 생산 중이며, 디스플레이 등 기타 부품도 미국 업체들이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관세 발표 이후 애플 주가는 하루 만에 2.9% 이상 하락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반영했다.

한편 트럼프는 EU와의 무역 협상 결렬 가능성을 언급하며, 다음 달부터 EU산 제품 전반에 대해 5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는 “협상이 진전이 없다”며 “6월 1일부터 전면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는 입장을 트루스 소셜을 통해 전달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월 EU산 제품 전체에 20%의 관세를 일괄 적용한 뒤 90일간 절반만 부과한 바 있다. 현재 EU는 철강, 알루미늄, 자동차에 대해 별도로 25% 관세를 부담하고 있는 상황이다.

EU는 미국 측과의 협상에서 산업재와 일부 농산물에 대해 상호 관세 철폐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기업의 EU투자 장벽 완화, 규제 축소 등 보다 광범위한 혜택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발표는 애플뿐 아니라 글로벌 전자 제품 및 자동차 산업 전반에 이르는 여파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