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진화한 사이버 위협에 맞서다… iCOUNTER, 43억 투자 유치 후 출범

| 김민준 기자

사이버 보안 전문가 존 워터스(John Watters)가 새롭게 이끄는 사이버 리스크 인텔리전스 기업 iCOUNTER가 약 43억 원($3,000만)의 시리즈A 자금을 유치하며 공식 출범했다. 미국 전역에서 이미 수년간 스텔스 모드로 활동해온 이 기업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고도화된 공격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실시간 사이버 위협정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iCOUNTER는 공격자들이 AI를 이용해 기업의 보안 취약점을 빠르게 파악하고 이를 겨냥한 맞춤형 사이버 공격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실제로 이 회사는 2020년 이후 미국 내 기업 고객들을 대상으로 국가 기반 위협, 랜섬웨어 조직, 기타 악성 행위자들의 공격을 사전에 차단해 수백억 원대의 피해를 방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터스는 지난 20여 년간 다수의 보안 기업을 창업하고 인수합병을 이끌며 '사이버 인텔리전스' 분야에서 독보적인 존재로 평가받아 왔다. 대표적으로 그는 iDEFENSE를 공동 창업해 최초로 제로 데이 취약점 정보를 체계적으로 상업화했고, 이후 iSIGHT Partners를 설립해 글로벌 위협 인텔리전스 시장을 개척했다. 이후 해당 기업은 각각 베리사인(Verisign)과 파이어아이(FireEye)에 인수됐으며, 마지막으로 그가 사장을 역임한 맨디언트(Mandiant)는 구글(GOOGL)에 인수되면서 그의 커리어는 정점을 찍었다.

은퇴 후 그는 APOLLO IS, 미티가(Mitiga), 오레리아(Oleria) 등 보안 스타트업의 이사회 멤버이자 전략 투자자로 참여해 왔으며, iCOUNTER의 탄생 배경에도 이러한 투자 활동이 깊이 연결돼 있다.

워터스는 “사이버 인텔리전스 산업을 개척한 이후엔 다시 같은 수준의 경험을 반복할 일은 없다고 생각했다”며 “그러나 AI가 산업 전반에 폭발적으로 도입되면서 공격자들이 이를 적극 활용하기 시작했고, 방어자들은 이에 한참 뒤처지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AI를 활용한 공격은 단순한 피싱이나 사칭에서 그치지 않고, 기업의 취약한 보안 구조를 정밀 분석하고 그에 최적화된 공격을 설계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지난 5년간 우리가 발견한 이 같은 적응형 위협은 현재 시장이 이해하고 있는 수준을 훨씬 넘어선다”고 경고했다.

iCOUNTER의 출범은 설립자이자 업계 베테랑인 워터스가 다시 한번 사이버 보안 산업의 전선에 뛰어들었다는 점에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AI라는 새로운 기술 축이 악의적 행위자들에게 먼저 도입되고 있다는 점에서, 기업들의 대응 전략 역시 근본적인 전환이 요구된다는 경각심을 일깨워주고 있다. iCOUNTER의 기술과 정보력이 그 격차를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 향후 행보에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