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도마 위 오른 암호화폐 공시…이대로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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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공시 제도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내용을 공시해 코인 가격이 급등락하고 투자 피해가 속출하는 등 시장이 몸살을 앓고 있다.

2021년 11월 18일 이브이지는 공시를 통해 "현대자동차그룹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현대자동차그룹이 국내 충전사업 6개사와 '이핏 얼라이언스'를 결성했는데, 이브이지토큰(EVZ)을 발행한 차지인이 여기에 포함됐다는 내용이다. 제휴 네트워크를 통해 통합플랫폼을 구축한다는 소식도 전달됐다.

공시가 올라오자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전날 50원대에서 거래되던 이브이지토큰(EVZ)은 320% 넘게 급등하며 220원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일각에서 이브이지의 공시가 암호화폐 이브이지토큰(EVZ)의 사용을 의미하는지에 대해 논란이 일었고, 이후 이브이지는 정정 공시를 통해 "이번 공시는 차지인과 현대자동차 간의 계약으로 이브이지토큰(EVZ)의 사용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수정 공시가 전해지자 150원대를 기록하고 있던 이브이지토큰(EVZ)은 10분 만에 120원대까지 떨어졌다. 이브이지토큰(EVZ)은 이후 하락세를 거듭하며 2021년 11월 19일 오후 5시 현재 93.18원을 기록하고 있다.

△사진: 빗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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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 제도 문제, 어제오늘 일 아냐

공시제도가 문제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 역시 2021년 3월 17일 '고머니2' 허위 공시사태로 홍역을 치른바 있다.

당시 고머니2는 업비트 공시를 통해 5조 원 규모의 북미 펀드인 셀시우스 네트워크(Celsius Network)에서 투자를 유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당 공시에 대한 진위 논란이 불거지면서 업비트는 고머니2를 투자 유의 종목으로 지정하고 3월 18일에는 상장 폐지했다.

이러한 허위정보로 인한 암호화폐 가격 급등락은 비단 국내만의 문제가 아니다. 2021년 9월 13일 공시 사이트 글로벌와이어는 월마트가 라이트코인(LTC)과 제휴를 맺고 암호화폐 결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이 같은 소식이 가짜뉴스로 판명되고, 한때 35%까지 급등한 라이트코인(LTC)은 다시 급락세를 타며 상승분을 반납했다.

2021년 11월 5일에는 같은 방식으로 미국 최대 슈퍼마켓 체인 크로거가 비트코인캐시(BCH) 결제를 지원한다는 보도자료가 배포됐다. 이 역시 가짜뉴스였으며, 장중 6% 급등한 비트코인캐시(BCH)는 순식간에 급락했다.

이 같은 피해가 시장에서 반복되자 일각에서는 기존 공시제도를 포함해 믿을만한 투자 정보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많은 이들이 믿을만한 투자 정보 출처로 여기는 암호화폐 공시는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관리 체계 보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공시제도의 목적 중 하나는 정보의 비대칭성 해소다. 모든 투자자가 한 번에 정확하고 동일한 정보를 얻게 만드는 것이 공시제도의 의의다. 하지만 정보가 충분히 검증되지 않고 가짜뉴스가 투자자에게 전달된다면 피해는 순전히 투자자들의 몫이 되며, 시장은 신뢰를 잃게 된다. 암호화폐 시장 전체의 발전을 위해서는 투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방향으로의 공시제도 보완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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