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후드($HOOD)의 암호화폐 사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로빈후드가 발표한 2025년 2분기 실적에 따르면, 디지털 자산 부문 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98% 급증한 1억 6,000만 달러(약 2,224억 원)를 기록했다. 이는 암호화폐 시장 전체의 상승 흐름과 함께, 자산 토큰화 전략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분기 로빈후드의 전체 순수익은 9억 8,900만 달러(약 1조 3,752억 원)로 45% 증가했고, 순이익은 1억 5,000만 달러(약 2,085억 원)에서 3억 8,600만 달러(약 5,370억 원)로 두 배 이상 확대됐다. 특히 암호화폐 거래량은 280억 달러(약 38조 9,200억 원)로 집계되며 전분기 대비 32% 증가했다.
이번 실적 발표에서 가장 주목받은 키워드는 ‘토큰화(tokenization)’였다. 블라드 테네프(Vlad Tenev) CEO는 실적 발표 콜에서 토큰화를 "지난 10년간 자본 시장의 가장 혁신적인 변화"라고 강조하며, 이 단어를 11차례나 언급했을 정도로 강한 메시지를 던졌다.
로빈후드는 이더리움(ETH) 기반 레이어2 블록체인 ‘로빈후드 체인(Robinhood Chain)’을 통해 비상장 주식, 벤처캐피털 펀드, 부동산 등 전통적으로 유동성이 낮은 자산들을 토큰화해 유통시킬 계획이다. 이 프로젝트는 이미 유럽에서 일부 디지털 자산을 선보였으며, 여기에는 스페이스X, 오픈AI 같은 비상장 기업에 대한 간접 투자 수단도 포함된다.
토큰화 자산은 기존 금융의 틀을 바꾸는 실험으로, 테네프는 이를 통해 24시간 거래, 즉시 결제, 자체 보관의 이점을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로빈후드는 최근 2억 달러(약 2,780억 원)에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스탬프를 인수했다.
이번 토큰화 전략은 업계 전반의 관심 고조와도 맞물린다.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토큰화 프레임워크에 보다 유연한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이 같은 규제 환경 변화도 로빈후드에게 기회가 되고 있다. 앞서 바이낸스와 FTX도 토큰화 실험을 시도했지만, 뚜렷한 시장 확대에는 실패한 바 있다.
한편, 제미니는 유럽 고객을 대상으로 마이크로스트래티지(MicroStrategy) 주식을 시작으로 토큰화 주식 거래 서비스를 개시했으며, 코인베이스($COIN)도 SEC 승인 절차를 거쳐 관련 서비스를 출시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여기에 블랙록의 래리 핑크(Larry Fink) CEO도 주식과 채권의 토큰화를 공개 지지하며, 전통 금융의 대전환 가능성을 시사했다.
로빈후드의 실적은 단순한 거래액 증가가 아니라, 미래 금융 혁신의 방향을 어느 정도 예고하고 있다. 자산 토큰화를 전면에 내세운 전략이 시장에서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