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가격이 8월 13일(현지시간) 12만 3천 달러를 돌파하며 역대 최고가 경신 가능성에 다시 가까워졌다. 지난해 기록한 사상 최고치에 근접하면서 암호화폐 시장 전반에 투자 심리가 살아나는 분위기다.
미국의 대표적인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미 동부시간) 비트코인은 1개당 12만 3천 3달러에 거래됐다. 이보다 약간 앞서 같은 날 장중에는 12만 3천 37달러까지 치솟으며, 지난달 14일 기록한 사상 최고가 12만 3천 200달러대에 근접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이 수준을 회복한 것은 약 한 달 만이다.
이 같은 상승세는 비트코인에 국한되지 않고 전체 암호화폐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은 이날 전날보다 1.89% 오른 4천 723달러를 기록하며 2021년 11월 이후 최고 수준에 올랐다. 역대 최고가였던 4천 800달러에 근접하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다시 커지는 양상이다. 이 밖에도 솔라나는 4.81% 올라 200.53달러로 200달러 선을 돌파했고, 도지코인은 2.53% 상승해 0.24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시총 3위 리플(XRP)은 소폭 하락하며 3.26달러에 머물렀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 자본시장 전반의 분위기가 암호화폐 가격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한다. 외환 및 암호자산 플랫폼 LMAX 그룹의 전략가 조엘 크루거는 물가 상승률 둔화 조짐과 함께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증시에 훈풍을 불어넣고 있으며, S&P500과 나스닥이 사상 최고치 근처에서 움직이고 있는 점이 비트코인 상승의 뒷받침이 됐다고 설명했다.
가상화폐 시장 분석업체 10X 리서치의 최신 보고서도 비슷한 시각을 제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채와 회사채 간 금리 차이를 의미하는 신용 스프레드가 좁혀지고, 전반적인 대출 증가율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확산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여기에 연준이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경우 대규모의 자금이 고위험 자산인 암호화폐나 기술주 등으로 쏠릴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현재 오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을 90% 이상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금리 인하 폭이 너무 작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으며, 일부 투자자들은 보다 과감한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는 게 코인 전문매체 코인데스크의 전언이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연준의 정책 변화 여부에 따라 더 강한 상승세로 이어질 수도 있다. 만약 금리 인하 시점이 앞당겨지거나 인하 폭이 커질 경우,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가상화폐는 다시 한 번 사상 최고가를 경신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글로벌 유동성과 투자 심리의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향후 시장 상황은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