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소재 암호화폐 거래소 MEXC에 예치한 약 43억 원 상당의 자산을 동결당한 한 고래 투자자가 실명 인증 목적으로 현지 방문을 요구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익명의 트레이더 ‘White Whale’은 최근 X(구 트위터)를 통해 MEXC 측으로부터 말레이시아 본사를 방문해 경영진과 직접 이야기를 나누라는 '독점 초청'을 받았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그에 따르면 최근 MEXC의 고객 지원 총괄이 직접 연락해 “조속한 자산 해제를 위해 회사 리더십과의 심층 면담이 필요하다”며 현지 방문을 제안했다는 것이다.
피해자 주장에 따르면 그는 MEXC에 예치한 자산 310만 달러(약 43억 원)의 출금 요청이 거절된 뒤, 거래소 측으로부터 실명 인증 관련 부가 절차를 요구받았다. 그러나 온라인을 통한 서류 제출로는 검증이 어렵다는 이유로 실물 확인 차원의 대면 인증이 필요하다는 답변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White Whale은 부당하다는 입장을 내비치며 "MEXC에 계정을 개설할 당시 이미 KYC(고객신원확인)를 완료했고, 추가 요청 역시 적법한 수준으로 처리했다"고 반박했다.
이번 사안은 일부 해외 거래소의 불투명한 자산 운용 및 고객 대응 방식에 대한 우려를 다시 한 번 부각시키고 있다. 특히 본사 방문을 통한 실명 인증 요구는 다수 이용자에게 실현 가능성이 낮은 방식이기 때문에, 사실상 출금 자체를 제한하는 ‘소극적 조치’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암호화폐 보안 전문가들은 “MEXC처럼 특정 관할권에 기반을 둔 거래소가 실제로는 법적 책임이나 사용자 보호에 소극적일 수 있다”며, “이용자들은 거래소 선택 단계에서부터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완전한 자산 통제권이 없는 중앙화 거래소(CEX)는 장기적으로 리스크가 크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MEXC 측은 이번 논란에 대해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