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사리 리서치(Messari Research)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너보스 네트워크(Nervos CKB)가 전략적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포 하드포크(Meepo hard fork)와 새 가상 머신 CKB-VM v2 도입, 갓워큰(Godwoken) 및 포스 브릿지(Force Bridge) 종료, 파이버 네트워크(Fiber Network)의 라이트닝 통합 가속화 등 주요 변화를 중심으로 너보스가 비트코인 친화적 인프라 구축에 집중하는 모습이 확인됐다.
이번 분기의 가장 큰 기술적 사건은 너보스의 모듈러 컨트랙트 구조를 지원하는 미포 하드포크였다. 새롭게 도입된 ‘스폰 시스콜(Spawn Syscall)’은 스마트 컨트랙트의 조합성과 실행 유연성을 크게 높였으며, VM의 런타임 효율 최적화와 버전 관리 개선을 통해 개발자 경험도 향상됐다. 하드포크를 통해 활성화된 CKB-VM v2는 RISC-V 기반 가상 머신으로, 다양한 프로그래밍 언어를 지원하여 애플리케이션 확장성을 높인다.
한편, 너보스는 레거시 인프라였던 갓워큰과 포스 브릿지를 단계적으로 종료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는 단순한 기술 축소가 아니라, 비트코인 기반 생태계로의 집중이라는 전략적 방향 전환이다. 메사리 리서치에 따르면, 종료 배경에는 보안 문제와 자원 재분배 필요성이 있었으며, 특히 포스 브릿지는 해킹 사고로 약 3백만 달러 피해를 입은 사례가 종료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대신 너보스는 파이버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비트코인과의 상호 운용성을 강화하고 있다. 해당 라이트닝 호환 결제 채널 시스템은 멀티홉 결제, 멀티자산 채널, 보안 기능(와치타워 서비스)을 포함해 광범위한 기술 향상을 시도하고 있다. 이와 함께 페룬 상태 채널과 조이ID(JoyID) 등과의 통합이 테스트되고 있으며, 오프체인 처리 속도와 효율성 면에서도 진전을 보이고 있다. 이는 너보스가 웹5(Web5)와 비트코인 네이티브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위한 기술 인프라를 강화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커뮤니티 차원의 변화도 병행되고 있다. 2025년 5월 출범한 커뮤니티 카탈리스트 프로그램은 빌더, 콘텐츠 제작자, 옹호자로 구성된 14명의 온보딩 인력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커뮤니티 기반 개발을 시도 중이다. 동시에 CKB 바운티 보드와 CKBoost 같은 게임화된 플랫폼이 제안되며, 네트워크 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실험이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를 뒷받침하는 네트워크 지표는 다소 부진한 모습이다. 메사리 리서치 분석에 따르면, CKB의 시가총액은 전분기 대비 26.5% 감소한 1억 5,910만 달러로 축소됐고, 평균 해시레이트 역시 28.4% 감소한 282.6 PH/s를 기록했다. 거래 수수료 수익도 반토막 이상 줄어든 4,500 CKB에 그쳤다. 이는 투자자와 채굴자의 체감 신뢰도 저하가 일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RGB++ 활동 역시 혼조세다. 비트코인 자산을 너보스 생태계에 매핑하는 RGB++는 새로운 자산 생성은 소폭 증가했으나, 거래 수와 활성 주소 수는 각각 55.3%, 74% 급감했다. 반면, RGB++ 기반 스테이블코인 USDI는 라이트닝과의 결합 사례로 부각되며 일부 실사용 가능성을 보여준 점은 고무적이다.
재무 구조 측면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CKB의 2차 발행 메커니즘이다. 연간 13억 개 이상 발행되는 CKB는 너보스 DAO와 마이너들에게 분배되며, 락업된 토큰은 발행 희석을 상쇄한다. 현재까지 13억 7천만 개 이상의 CKB가 DAO 참가자에게 분배됐고, 55억 개 이상이 소각됐다. 이는 장기적으로 토큰 유통량 증가를 제한하는 인플레이션 억제 장치로 기능할 전망이다.
메사리 리서치는 결론적으로 너보스의 전략은 UTXO 모델 기반의 본질에 집중하고 이를 비트코인과의 직접적인 연결성을 통해 확장하려는 방향이라고 진단한다. 이는 복잡한 크로스체인과 EVM 호환성 전략에서 벗어나 본질적 차별화를 추구하는 시도로, 향후 해당 노선의 성패가 프로젝트의 중장기 성과를 의미 있게 가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