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퍼블릭 블록체인은 주로 투기와 유동성을 담는 그릇이었습니다. 하지만 월급, 송금, 청구서 같은 '진짜 금융'은 다릅니다. 사용자는 가장 빠른 체인이 아니라, 절대 멈추지 않는 체인을 원합니다."

11일 서울 엘리에나 호텔에서 열린 'TokenPost Gala Dinner 2025'의 스페셜 세션 무대에 오른 블록체인 프로젝트 MOVA는 자신들을 '현실 금융 세계를 위한 정산 레이어(The Settlement Layer for the Real Financial World)'로 정의하며, 투기 중심의 시장을 넘어 제도권 금융 인프라로 진입하겠다는 야심 찬 포부를 밝혔다.

와엘 아흐마드 알리 무하이센 대표는 “이 자리에 함께하게 되어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는 말로 발표를 시작했다. 그는 자신과 MOVA 팀이 지난 50여 일 동안 여러 금융 시스템, 글로벌 기관, 다양한 산업과 함께 협력해 왔다고 설명하며, MOVA가 구축하고 있는 것은 단순한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아니라 “실제 기관과 글로벌 경제를 위한 금융 인프라”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한 해 동안 MOVA 메인넷이 성공적으로 가동됐으며 국제 금융기관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이 본격적으로 확대되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우리가 무엇을 만들고 있는지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왜 이 일을 하는가”라며, MOVA의 지향점이 디지털 자산을 넘어 실물금융을 처리할 수 있는 체계적 인프라 구축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영 정유(Young Chengyu, Jerry) MOVA 최고전략책임자(CSO) / 토큰포스트

영 정유 CSO는 “오늘 발표는 단순히 기술을 나열하는 시간이 아니라, 금융의 미래를 실제로 만들어가기 위해 MOVA가 무엇을 하고 있으며 왜 그것을 해야 하는지를 설명하는 자리”라고 소개하며 발표를 시작했다.

그는 블록체인의 초기 사례를 언급하며 “비트코인의 첫 시절은 주로 투기적 실험에 머물렀고, 수많은 프로젝트가 급등과 붕괴를 반복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글로벌 대형 기관들이 블록체인을 바라본 시선은 훨씬 보수적이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기관들은 블록체인이 취약하고 규제 기준에 부합하지 않으며 실물경제와 충분히 연결되어 있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MOVA의 설계 철학이 바로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고 말했다.

영 CSO는 MOVA가 던진 가장 중요한 질문이 “만약 처음부터 글로벌 금융을 위해 블록체인을 설계한다면, 무엇이 달라져야 하는가”라고 밝혔다. 그는 이 질문이 MOVA를 단순한 퍼블릭체인이 아닌, 전통 금융 시스템과 이슬람 금융의 원칙인 위험 공유, 반투기성, 실물경제 연계 등을 결합한 새로운 금융 인프라로 진화시키는 출발점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MOVA의 핵심 인프라 구조를 상세히 소개했다. 현재 MOVA 생태계는 두 가지 핵심 제품을 기반으로 확장되고 있다. ‘MOVA Liquid’는 실물 자산 기반 금융거래와 기관 간 유동성을 처리하는 계층이며, ‘Smart Vault’는 규제 요건을 충족하면서 기관이 요구하는 수준의 보관, 결제, 보안 기능을 제공하는 기반 인프라다. 그는 이 두 제품이 이미 약 2천만 명 규모의 실사용 금융 네트워크와 연결되어 있으며, MOVA 인프라가 실물금융을 담는 기능적 기반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영 CSO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신뢰이고, 신뢰는 실물 금융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블록체인 업계가 오랫동안 TPS 경쟁에 집착해 왔지만 실제 금융 인프라의 핵심은 급여 지급, 대출 실행, 공급망 결제 등 실물 경제 행위를 정확하고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지 여부라고 지적했다. 그는 따라서 “모든 것을 올리는 체인이 되려는 것이 아니라, 실물금융을 담는 거래라면 MOVA가 가장 신뢰받는 체인이 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영 CSO는 MOVA가 다음 단계로 ‘MOVA 2’를 본격 개발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MOVA 2는 규제 준수 기능을 프로토콜 레벨에서 지원하며 결제 중심의 금융 아키텍처를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한 RWA(실물자산토큰화) 전용 API, 기관용 디파이(Institutional DeFi) 아키텍처, 네이티브 신원 인증, 권한 설정 기능, 실시간 리스크 스크리닝 기능, 개인정보를 노출하지 않고 검증 가능한 프라이버시 레이어 등을 내장하게 된다. 그는 이러한 설계 요소들이 단순한 기술적 기능이 아니라 실물경제 데이터에 기반한 투명하고 검증 가능한 금융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필수적이고 윤리적인 기준이라고 강조했다.

영 CSO는 Web3의 다음 단계에서는 주체가 인간이 아닐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AI 에이전트는 스스로 판단하고 경제 활동을 수행할 수 있지만, 은행 창구에서 계좌를 개설할 수 없다”고 설명하며, AI가 경제 활동을 수행할 수 있는 유일한 금융 환경은 블록체인 기반 스테이블코인 체계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스테이블코인이 향후 AI, RWA, 실물금융을 연결하는 차세대 경제의 기반 통화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발표는 MOVA의 정체성과 지향점을 다시 확고히 하는 메시지로 마무리됐다. 그는 “MOVA는 프로젝트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전통 금융과 디지털 금융, 동양과 서양, 투기와 지속가능성을 잇는 금융의 다리를 구축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금융의 미래는 하나의 엔진 위에서 통합될 것이며 이 엔진은 한국에서 완성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MOVA가 Web2와 Web3, 실물경제와 디지털경제를 연결하는 새로운 글로벌 금융 인프라 구축을 위해 더 많은 기관과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토큰포스트 갈라 디너 2025는 Web3 산업 생태계를 이끄는 국내외 리더들이 한자리에 모여 한 해의 성과를 돌아보고 다가올 2026년의 핵심 전략과 전망을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산업진흥, 기술혁신, 규제·정책 등 분야별 공로자에게 시상하고 정부·국회·학계·산업계가 함께 참여해 한국 Web3 산업의 방향성과 협력 모델을 논의하는 민관 연계 행사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