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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분석] “비트코인 머니마켓”이라더니… STRC는 비트코인 담보가 아닌 정크등급 신용상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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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일러의 디지털 크레딧 상품, ‘안전한 비트코인 인컴’ 포장과 실제 자본구조는 정반대

 [마켓분석] “비트코인 머니마켓”이라더니… STRC는 비트코인 담보가 아닌 정크등급 신용상품이었다

마이클 세일러가 이끄는 Strategy, 옛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내놓은 우선주 STRC·STRF·STRK 계열 상품과 경쟁사 Strive의 SATA에는 현재 약 150억 달러 규모의 자금이 몰려 있다.

이 상품들은 비트코인 투자자에게 이렇게 팔렸다.

“비트코인으로 뒷받침된다.”
“11%대 고정 수익을 받을 수 있다.”
“머니마켓펀드처럼 비교적 안전하다.”
“비트코인을 직접 사는 것보다 더 영리한 익스포저다.”

듣기에는 매력적이다. 문제는 실제 구조가 이 설명과 거의 반대라는 점이다. 투자자가 샀다고 믿는 상품과 실제로 들고 있는 상품이 다르다.

핵심은 간단하다. STRC는 비트코인 담보 상품이 아니다. 만기가 정해진 채권도 아니다. 머니마켓펀드도 아니다. Strategy라는 회사가 발행한 무담보·후순위·영구 우선주다. 쉽게 말해 회사가 어려워졌을 때 돈을 돌려받는 순서가 뒤쪽이고, 비트코인에 직접 청구권도 없으며, 만기도 없는 신용상품이라는 뜻이다.

마케팅은 “비트코인 담보”, 실제로는 “담보 없는 회사 신용”

STRC의 정식 명칭은 ‘Variable Rate Series A Perpetual Stretch Preferred Stock’이다. 이름은 복잡하지만 구조는 분명하다.

이 상품에는 만기가 없다. Strategy가 보유한 비트코인에 담보권도 없다. 투자자가 STRC를 산다고 해서 Strategy가 보유한 비트코인 일부에 권리를 갖는 것이 아니다.

배당도 확정된 이자가 아니다. 이사회가 매달 결정하는 재량적 배당이다. 회사 이사회가 배당을 줄이거나 멈추기로 하면 투자자는 이를 강제로 막기 어렵다. 사전 통보, 주주 표결, 담보 처분 같은 안전장치도 사실상 없다.

신용등급도 냉정하게 봐야 한다. S&P 글로벌은 2025년 10월 Strategy에 B- 등급을 부여했고, 12월에도 같은 등급을 유지했다. 이는 투자적격 등급인 BBB-보다 네 단계 낮은 투기등급이다. 시장에서 흔히 말하는 ‘정크’ 영역이다.

그런데 판매 문구에는 이런 내용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비트코인이 뒷받침한다”는 표현은 있지만, 정작 투자자는 비트코인에 대한 담보권이 없다. “머니마켓 수준의 리스크”라는 표현은 있지만, 실제 상품은 만기가 없고 배당도 재량적이며 신용등급은 투기등급이다.

이것은 머니마켓펀드가 아니다. 비트코인이라는 이름표를 붙인 정크등급 신용상품에 가깝다.

한 분석에 따르면 STRC 발행잔액 약 107억 달러 중 82.7%, 금액으로 약 88억 달러가 개인 투자자 계정에 집중돼 있다. STRC의 개인 투자자 비중은 약 80%로, Strategy의 보통주 MSTR 개인 비중인 약 40%보다 훨씬 높다.

좋게 말하면 개인 투자자의 참여가 높다는 뜻이다. 냉정하게 말하면 리스크의 상당 부분을 개미가 떠안고 있다는 뜻이다.

배당은 본업에서 나오지 않는다

STRC의 가장 큰 문제는 배당률이 높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다. 더 큰 문제는 그 배당을 회사의 본업으로 감당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Strategy의 기존 소프트웨어 사업이 만들어내는 연 매출은 약 4억 7,700만 달러 수준이다. 반면 우선주 배당 부담은 연 12억 달러를 넘는다. 본업 수익보다 배당 부담이 훨씬 크다.

이 차이를 메우는 방법은 결국 새 돈을 끌어오는 것이다.

STRC를 새로 발행하거나, MSTR 보통주를 추가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 뒤, 그 돈으로 기존 STRC 보유자에게 배당을 지급하는 구조다. 쉽게 말해 새 투자자의 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수익을 지급하는 순환 구조다.

이 구조는 시장이 좋을 때는 돌아간다. STRC가 액면가 100달러 이상에서 거래되면 추가 발행이 가능하고, 그 돈으로 배당을 이어갈 수 있다.

하지만 STRC 가격이 액면가 아래로 내려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새로 발행할수록 기존 주주에게 불리해지고, 자금조달 효율도 떨어진다. 배당을 유지하는 장치가 동시에 흔들리기 시작한다.

문제는 이 상품에 뚜렷한 플랜 B가 없다는 점이다. 투자자가 압류할 수 있는 비트코인 담보가 없다. 본업 현금흐름도 배당을 충분히 감당하지 못한다. 결국 남는 선택지는 추가 발행, 비트코인 매도, 배당 유예뿐이다.

배당률 인상 장치는 안전장치가 아니라 부담을 키우는 장치다

STRC에는 배당률을 조정하는 장치가 있다. STRC 쿠폰은 2025년 8월 9.00%로 시작해 2026년 3월 11.50%까지 올라갔다.

겉으로 보면 투자자에게 유리해 보인다. 가격이 액면가 아래로 떨어지면 배당률을 높여 매력을 키우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발행사 입장에서는 부담이 계속 커진다.

배당률이 오를수록 회사가 지급해야 할 금액은 커진다. 더 많은 자금을 조달해야 하고, 추가 발행은 더 희석적이 된다. 가격을 지키기 위해 만든 장치가 오히려 회사의 자금조달 압박을 키우는 구조다.

평온할 때는 “높은 수익률”처럼 보인다. 하지만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이 장치가 자금조달 위기를 더 빠르게 키울 수 있다.

“기관투자자가 받쳐줄 것”이라는 기대는 약하다

이 상품을 옹호하는 쪽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기관투자자도 수익률이 필요하다. 보험사, 연기금, 채권 데스크가 이런 디지털 크레딧 상품을 사줄 것이다. 이것이 비트코인으로 가는 기관 자금의 다리다.”

그러나 이 논리는 설득력이 약하다.

기관투자자가 이 상품을 사려면 먼저 기초자산인 비트코인의 변동성과 Strategy의 신용위험을 모두 받아들여야 한다. 그런데 비트코인을 제대로 분석하고 투자할 능력이 있는 기관이라면 굳이 무담보·후순위·영구 우선주를 살 이유가 크지 않다. 현물 비트코인이나 비트코인 ETF를 사면 회사 신용위험과 배당 유예 위험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실제 매수자의 중심은 기관이 아니라 개인이다. STRC 개인 투자자 비중이 약 80%에 달한다는 점이 이를 보여준다.

비트코인이 올라가도 STRC가 안전하다는 뜻은 아니다

비트코인 투자자는 단순하다. 비트코인이 장기적으로 오르면 수익을 본다. 중간에 가격이 크게 흔들려도 팔지 않으면 버틸 수 있다.

STRC는 다르다. 최종 비트코인 가격뿐 아니라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하락과 자금조달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 비트코인이 장기적으로 상승하더라도 중간에 큰 하락이 오면 STRC 가격이 흔들리고, 추가 발행이 막히고, 배당 재원이 부족해질 수 있다.

제3자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비트코인이 연 10% 복리로 성장한다는 가정에서도 8년 사이클 동안 STRC의 공식 디폴트 확률은 12.3%, 배당 유예 확률은 21.9%, 발행사가 최소 한 번 비트코인을 강제 매도할 확률은 50.7%로 추산됐다.

더 낙관적인 가정에서도 위험은 남는다. 비트코인이 연 15% 복리로 성장하고 신고가를 회복하는 시나리오에서도 STRC가 85달러 아래에서 끝날 확률이 44.6%로 제시됐다.

즉 STRC는 비트코인 상승에 베팅하는 상품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비트코인 가격뿐 아니라 Strategy의 자금조달 능력, 우선주 가격, 배당정책, 시장 유동성까지 함께 맞아야 하는 복합 구조다.

비트코인 하나만 맞히면 되는 게임이 아니다. 여러 조건이 동시에 맞아야 살아남는 게임이다. 난이도가 갑자기 하드모드로 바뀐 셈이다.

균열은 이미 시작됐다

한때 이런 우려는 시뮬레이션에 가까웠다. 하지만 최근에는 실제 시장에서 균열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STRC는 2026년 5월 중순부터 액면가 100달러에서 이탈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장중 83.26달러까지 밀렸고, 종가 기준으로도 88달러선에서 거래되며 액면가 대비 11% 넘게 할인됐다.

보통주라면 10%대 하락이 치명적이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STRC는 액면가 100달러 부근을 유지하는 것이 상품 설계의 핵심이다. 지속적인 디페그는 단순한 가격 변동이 아니라 상품 구조 자체에 대한 시장의 의심을 뜻한다.

더 중요한 문제는 가격 하락이 자금조달 통로를 막는다는 점이다. STRC가 100달러 이상에서 거래될 때는 ATM, 즉 시장가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기 쉽다. 그러나 가격이 액면가 아래로 내려가면 추가 발행은 훨씬 어려워진다.

실제로 Strategy는 STRC 가격이 액면가 아래로 떨어지자 ATM 발행을 멈출 수밖에 없었고, 배당 지급을 위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보유 비트코인을 매도했다. 이것은 단순한 운영상 선택이 아니다. STRC 구조의 핵심 위험이 현실화됐다는 신호다.

한국 투자자에게 이 장면은 낯설지 않다. “원금 안전”, “고정 고수익”, “우량 기초자산”을 앞세운 구조화 상품들이 평온할 때는 약속을 지키다가, 기초자산이 흔들리는 순간 손실을 투자자에게 넘긴 사례를 우리는 여러 차례 봐 왔다.

STRC는 그 구조를 비트코인 위에 다시 세운 상품에 가깝다.

Strategy의 반론도 있다

물론 Strategy 측의 방어 논리도 있다.

회사는 12~24개월치 배당을 지급할 수 있는 22억 5,000만 달러 규모의 달러 리저브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S&P도 이 리저브를 신용에 긍정적인 요소로 보고 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세일러 측은 비트코인이 연 2%만 성장해도 STRC 배당은 지속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비트코인의 장기 성장률을 고려하면 충분히 낮은 허들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 주장에는 중요한 전제가 있다. 비트코인이 충분히 오르고, 그 상승이 충분히 빠르게 나타나야 한다는 점이다.

리저브는 시간을 벌어줄 수 있다. 하지만 상품의 본질을 바꾸지는 못한다. STRC는 여전히 만기가 없고, 비트코인 담보가 없고, 후순위이며, 배당은 재량적이다.

만약 리저브가 소진될 때까지 비트코인이 충분히 회복하지 못하면 선택지는 좁아진다. 배당을 유예하거나, 비트코인을 더 팔거나, 더 불리한 조건으로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비트코인이 없애려던 위험을 다시 들여온 상품

비트코인의 핵심 가치는 거래상대방 위험, 수탁 위험, 불투명성을 줄이는 데 있다. 내가 보유한 비트코인은 중간 발행사의 신용에 의존하지 않는다.

하지만 STRC와 유사한 상품은 이 위험들을 다시 끌어들인다. 투자자는 비트코인을 직접 보유하는 것이 아니라 Strategy의 자본구조 안으로 들어간다. 비트코인 가격뿐 아니라 회사의 배당정책, 신용등급, 시장 조달능력, 우선주 가격까지 함께 부담한다.

대안은 복잡하지 않다. 비트코인 익스포저를 원하면 현물 비트코인이나 비트코인 ETF를 선택할 수 있다. 현금흐름이 필요하다면 미국 국채나 단기채 사다리 전략을 따로 구성할 수 있다. 비트코인과 인컴을 억지로 한 상품 안에 묶을 필요는 없다.

STRC의 본질은 “비트코인 머니마켓”이 아니다. 비트코인을 보유한 회사가 발행한 투기등급 신용상품이다.

시장은 결국 투자자가 샀다고 믿은 상품과 실제로 보유한 상품의 차이를 가격으로 정산한다. STRC를 머니마켓펀드처럼 산 투자자는 사실상 세일러의 자금조달 계획에 후순위로 참여한 것이다.

포장지는 비트코인이지만, 내용물은 신용위험이다. 그리고 그 신용위험의 상당 부분은 지금 개인 투자자 계좌에 쌓여 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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