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실적에도 7% 급락…페이팔(PYPL), '현금흐름 쇼크'에 흔들

페이팔(PYPL)의 주가가 2분기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7% 넘게 급락했다.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매출과 순이익에도 불구하고 일부 핵심 지표에서 예상에 못 미치면서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 욕구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페이팔은 6월 30일 종료된 2분기 동안 82억 9,000만 달러(약 11조 9,0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한 수치로, 월가 예상치인 80억 8,000만 달러를 상회했다. 순이익 역시 12억 6,000만 달러(약 1조 8,000억 원)로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갔다. 주당 순이익(EPS)은 조정 기준으로 1.4달러로, 시장 예상치인 1.3달러를 넘어섰다.

이 같은 실적 개선의 배경에는 벤모(Venmo)와 브레인트리(Braintree) 등 간편결제 서비스의 성장세가 있다. 페이팔은 벤모의 매출이 전년 대비 20% 증가했고, 총 결제 금액도 12% 늘었다고 밝혔다. 특히 벤모는 소비자 중심 서비스로 페이팔의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와 함께 활성 이용자 수도 2% 증가한 4억 3,800만 명으로 집계돼 기대치를 소폭 상회했다.

그러나 세부 지표를 들여다보면 아쉬운 대목도 있다. 핵심 지표 중 하나인 조정 자유 현금흐름은 6억 5,600만 달러에 그쳐 시장 기대치(14억 달러)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결제 건당 마진 수익도 1분기보다 성장 속도가 둔화됐다. 수익성 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하자 실적을 선반영했던 주가가 급락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페이팔은 전체 연간 실적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2025년 한 해 조정 EPS 전망을 기존 4.95~5.10달러에서 5.15~5.30달러로 끌어올렸다. 해당 조치는 전략적 신규 서비스 확장에 대한 자신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페이팔은 최근 '암호화폐 결제(Pay with Crypto)' 기능을 출시하며 서비스 다각화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 기능은 미국 내 온라인 쇼핑몰 운영자가 100종 이상의 암호화폐를 결제 수단으로 받을 수 있도록 해,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알렉스 크리스(Alex Chriss) 최고경영자(CEO)는 “페이팔 및 벤모 브랜드의 통합 경험과 부가 서비스 확장 등이 실적 개선의 주된 동력”이라며 “지속적인 혁신과 투자로 장기 성장을 이룰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주가 하락은 일시적 실망감에 따른 것으로, 장기 성장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밸류에이션 부담과 수익성 불확실성이 투자 판단에 변수를 던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