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와 엔비디아가 다음 주 영국에서 대규모 데이터센터 투자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두 회사는 런던에서 데이터 인프라 확장을 위한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유럽 시장을 겨냥한 본격적인 진출에 나선다.
이번 투자 계획은 미국 외 지역으로의 인공지능(AI) 컴퓨팅 파워 확대를 모색하는 오픈AI의 전략적 움직임의 일환이다. 오픈AI는 지난 5월 ‘오픈AI 포 컨트리(OpenAI for Country)’라는 이니셔티브를 통해 자사 인프라를 미국 외 국가로 확대할 방침을 밝힌 바 있다. 7월에는 노르웨이 투자회사의 자금을 바탕으로, 노르웨이에 새롭게 들어서는 데이터센터의 주요 수요처가 되겠다고 발표했다. 이 데이터센터의 시공사는 데이터 인프라 스타트업 엔스케일이며, 이번 영국 투자에도 같은 회사가 참여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건설을 주도하는 엔스케일은 2023년 5월 설립된 신생 기업이지만, 공격적인 확장 계획을 내놓고 있다. 올해 초에는 영국 에식스주 로턴 지역에서 부지를 확보했고, 향후 3년간 약 25억 달러를 투입해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엔스케일은 해당 시설이 엔비디아의 최신형 AI 반도체인 GB200 칩 최대 4만5천 개를 수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대규모 AI 애플리케이션 운영에 필요한 연산 자원을 갖춘 고성능 시설임을 의미한다.
오픈AI는 이미 미국 내에서도 동일한 전략을 추진 중이다. 일본의 소프트뱅크, 미국의 오라클과 함께 총 5천억 달러 규모의 ‘스타게이트(Stargate)’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오라클로부터 3천억 달러 상당의 컴퓨팅 파워를 향후 5년간 확보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이런 인프라 투자는 생성형 AI와 LLM(초거대언어모델) 경쟁이 치열해지는 글로벌 기술 시장에서 필수적이다.
이번 투자는 단순히 기업 간 협력에 그치지 않는다.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와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는 내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함께 영국을 방문할 예정인데, 당시 이 투자 계획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 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 행사에서 미국 기업들이 영국 내 수십억 달러 규모의 추가 투자들을 연이어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같은 흐름은 미국과 유럽 간 기술 협력 강화, AI 기반 경제의 중심지를 미국에서 유럽으로 일부 분산하려는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향후 AI 기술의 확산 속도와 활용 영역 확대에 따라 글로벌 데이터 인프라 구축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가능성이 크다. 유럽 내 투자 확대는 오픈AI와 엔비디아 입장에서 규제 불확실성을 줄이고, 다국적 시장 기반을 다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