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의회가 UBS($UBS)의 해외 자회사 자본규정을 연방평의회가 정하도록 돌려보내는 방안을 논의한다. 정부의 전액 보통주자본(CET1)안과 최대 50%를 추가기본자본(AT1)으로 인정하는 절충안이 맞서고 있다.
안드레아 카로니(Andrea Caroni) 스위스 자유민주당(FDP) 상원의원은 15일 관련 논의를 연방평의회로 되돌리자는 신청을 냈다. 카로니 의원은 “새로운 자본규정을 의회가 세부적으로 만들 것이 아니라 적절한 기관인 연방평의회가 결정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스위스 공영방송 SRF는 신청이 채택되면 자본규정에 대한 의회 표결을 피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신청이 채택되면 자본규정에 대한 의회 표결을 피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쟁점은 금융 안정성을 강화할지, 자본규정에 대한 의회의 심사와 공개 논의를 유지할지로 좁혀진다.
스위스 연방평의회는 지난 4월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은행이 해외 자회사 지분을 전액 CET1으로 뒷받침하도록 하는 은행법 개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정부는 이 방안이 UBS에 약 200억달러(약 27조2000억원)의 추가 CET1 자본을 요구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실제 필요 규모는 UBS의 사업구조와 해외사업 규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정부안은 2023년 크레디트스위스 위기의 후속 조치다. 당시 스위스 정부는 UBS의 크레디트스위스 인수를 중재했고, 연방평의회는 대형 은행이 다시 위기에 빠질 경우 납세자와 금융시장에 미칠 충격을 줄이기 위해 해외 자회사 지분의 자본 뒷받침을 강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CET1은 보통주와 이익잉여금 등으로 구성돼 손실을 우선 흡수하는 은행의 핵심 자본이다. 정부안은 손실 흡수력이 가장 높은 자본을 전액 적용해 금융 안정성을 우선하는 구조다.
스위스 상원 경제·조세위원회(WAK-S)는 정부안이 UBS의 경쟁력을 지나치게 제한할 수 있다고 보고 절충안을 제시했다. 해외 자회사 지분을 뒷받침하는 자본 가운데 최대 50%를 AT1으로 인정하고 나머지를 CET1으로 충당하는 방식이다. 위원회안에는 AT1의 손실 흡수력을 확보하기 위해 관련 조건을 강화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AT1은 위기 때 상각되거나 보통주로 전환돼 손실을 흡수하도록 설계된 자본증권이다. 위원회안에는 AT1의 손실 흡수력을 확보하기 위해 관련 조건을 강화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UBS는 1일 발표한 자료에서 위원회 절충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UBS는 절충안에 따라 해외 자회사 지분을 50% CET1과 최대 50% AT1으로 뒷받침하게 되며, 추가로 필요한 Tier 1 자본이 약 130억달러(약 17조6800억원)라고 밝혔다. 별도 조치로 20억달러(약 2조7200억원)의 추가 CET1 자본이 필요할 수 있다는 설명도 내놨다.
반면 카린 켈러수터(Karin Keller-Sutter) 스위스 재무장관은 위원회 절충안에 의문을 제기한 것으로 의회 자료에 기록됐다. 스위스 자유녹색당(GLP)의 티아나 안젤리나 모저(Tiana Angelina Moser) 상원의원은 의회가 이미 타협안을 마련한 만큼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고 반박했다.
논쟁은 자본의 질과 결정 권한으로 이어진다. 정부안은 은행의 손실 흡수력을 높이는 대신 UBS의 자본 부담을 키울 수 있고, 위원회안은 AT1을 일부 인정해 부담을 낮추는 대신 위기 때 해당 자본이 실제로 손실을 흡수할 수 있도록 조건을 강화해야 한다.
카로니 의원 측은 기존에도 은행 자본규정이 연방평의회 시행령으로 정해져 왔다고 주장한다. 반대편에서는 의회 심사를 거치지 않을 경우 민주적 통제와 공개 논의가 약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스위스 의회가 UBS 자본규제 개편안의 결론을 미뤘던 앞선 논의에서도 정부의 100% CET1 적립안과 AT1 활용 방안이 핵심 쟁점으로 다뤄졌다. 이번 논의는 당시 검토가 이어진 가운데 정부안과 위원회 절충안의 선택지를 구체화한 단계다.
스위스 상원은 은행법 개정안 26.027을 17일 논의할 예정이다. 카로니 의원의 신청이 채택될지, WAK-S 절충안이 유지될지, 정부안이 다시 선택될지는 표결 이후 결정된다.

이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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