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판 GPT for 법률 나온다… 녹투아, 1,173억 투자 유치

| 김민준 기자

유럽 법률시장에 특화된 AI 스타트업 녹투아(Noxtua)가 최근 시리즈 B 투자 라운드에서 8,070만 유로(약 1,173억 원)를 유치하며 본격적인 사업 확대에 나섰다. 이번 투자는 독일 최대 법률 출판사 C.H. 벡(Verlag C.H. BECK)이 주도했으며, 북유럽의 클라우드 컴퓨팅 인프라 기업 노던데이터(Northern Data), 유럽 대형 로펌 CMS LTF, 글로벌 로펌 덴톤스(Dentons) 등이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했다.

녹투아는 이번 자금으로 통합형 AI 법률 플랫폼 ‘벡-녹투아(Beck-Noxtua)’를 정식 출시할 계획이다. 이 플랫폼은 독일과 유럽 전역에서 사용되는 법률 데이터 5,500만 건 이상을 학습한 대형 언어 모델 기반 솔루션으로, 주석문헌, 판례, 조문 등을 분석하고 요약하는 등 다양한 법률 업무를 자동화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특히 벡-녹투아는 GDPR(개인정보보호법) 준수를 전제로 법률문서를 생성할 수 있는 기능도 갖췄다.

녹투아의 공동창업자이자 CEO인 레이프-니센 룬드백(Leif-Nissen Lundbæk)은 “유럽의 디지털 주권은 정치적 가치 그 이상”이라며 “데이터의 저장과 AI 모델 호스팅이 유럽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강력한 규제를 기술적으로 충족시키는 것이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그런 점에서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비롯한 EU 내에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노던데이터는 녹투아의 최적의 인프라 파트너다.

또한 CMS와 덴톤스는 법률 해석과 판례 분석 등에서 축적한 전문성과 데이터를 녹투아에 공급함으로써, 독일뿐 아니라 유럽 전역의 법 체계에 정확히 대응할 수 있는 AI 솔루션 개발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들 로펌은 향후 녹투아의 기술과 접목해 로컬 법률시장에 특화한 제품도 공동 개발할 계획이다.

녹투아는 옥스퍼드대학교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공동 연구 프로젝트로 출발해 독일에서 법인화를 완료하며 본격적인 기업 형태를 갖췄다. 이번 투자 유치를 발판으로 독일을 넘어 다른 유럽 국가에도 지사를 개설해 유럽 최고의 ‘리걸테크 AI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목표를 밝혔다.

법률산업은 보수적이고 변화에 신중한 분야로 알려져 있지만, 유럽에서는 엄격한 데이터 보호 규제와 언어별 법적 특수성 때문에 지역화된 AI 솔루션의 수요가 높다. 이같은 수요에 따라 녹투아가 확보한 데이터 기반의 대형 언어 모델과 인프라 전략은 향후 유럽 리걸AI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