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슈미트 후원 AI 플랫폼 등장…박사급 과학 연구 도우미 탄생

| 김민준 기자

과학 연구에 최적화된 인공지능 플랫폼이 등장했다. 전 구글 최고경영자 에릭 슈미트(Eric Schmidt)가 후원하는 비영리단체 '퓨처하우스(FutureHouse)'가 개발한 새 플랫폼은, 방대한 과학 데이터를 처리하고 새로운 발견을 가속화하기 위한 AI 도구를 통합 제공한다.

퓨처하우스는 1일(현지시간) 웹 기반 애플리케이션과 API 환경에서 접속 가능한 ‘퓨처하우스 플랫폼(FutureHouse Platform)’을 공식 출시했다. 해당 플랫폼은 크로(Crow), 팔콘(Falcon), 아울(Owl), 피닉스(Phoenix)라는 이름의 AI 에이전트를 통해 문헌 분석, 가설 생성, 실험 설계 등 다양한 연구 보조 기능을 수행한다. 특히 이들 에이전트는 문헌 검색 및 종합 정확도 면에서 박사급 연구자보다 우수한 성능을 발휘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각 에이전트는 개별 역할을 맡는다. 크로는 논문 요약 및 정제된 답변을 곧바로 API와 연동 가능한 형태로 제공하고, 팔콘은 오픈타깃(OpenTargets) 등의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심층 문헌 리뷰를 작성한다. 아울은 특정 연구가 이미 존재하는지 여부를 판단해 중복 실험을 줄이고, 피닉스는 실험 설계를 위한 화학적 프로세스를 지원한다.

기존의 범용 인공지능과 달리, 해당 에이전트들은 처음부터 과학 연구를 목적으로 개발됐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가진다. 요약 정보가 아닌 논문의 전문을 분석하며, 출처의 신뢰성을 평가하고 인용 관계 및 방법론 오류까지 짚어낸다. 또 복수 단계로 결론 도출 과정을 공개함으로써 사용자에게 결과의 *투명성*과 *검증 가능성*을 함께 제공한다.

퓨처하우스는 이 플랫폼을 과학자들이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웹 UI는 물론 API 형태로도 공개했으며, 이를 통해 각 연구기관은 맞춤형 파이프라인을 쉽게 구축할 수 있다. 문헌 분석 자동화, 신규 논문 실시간 모니터링, 실험 데이터 연계 등 다양한 응용이 가능하다.

파킨슨병 연구를 주도하는 마이클 J. 폭스 재단은 초기 사용자로 참여해 긍정적 평가를 내놨다. 재단의 가이아 스키빈스키 디스커버리 및 전임상 연구 디렉터는 “특정 질병 관련 데이터를 과학적 프레임 안에서 구조화하고 처리하는 효율성이 매우 뛰어나다”며 “이는 우리가 수작업으로 진행하던 분석을 대체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번 플랫폼 출시는 과학 인공지능 분야가 단순 보조를 넘어 전문 연구 활동 중심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AI와 학문 간의 접점이 더욱 정교해지는 흐름 속에서, 퓨처하우스의 사례는 미래 연구 환경의 새로운 *표준*이 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