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수익 사업 분리 계획 철회…“비영리 통제 유지” 전격 선언

| 김민준 기자

오픈AI(OpenAI)가 당초 추진하던 수익 사업 부문의 분리를 전격 철회했다. 샘 알트먼(Sam Altman)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직원 공지를 통해 이 같은 방침 전환을 공식화하며, 앞으로는 비영리 모체가 조직 전반의 통제권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구조개편안을 두고 미국 델라웨어와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들과의 협의, 그리고 시민사회 지도자들의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오픈AI는 지난 2015년 비영리 인공지능 연구소로 출범했다. 이후 2019년, 본격적인 AI 상용화에 나서기 위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자회사를 설립했고, 이후 마이크로소프트(MSFT), 소프트뱅크, 엔비디아(NVDA) 등 주요 투자자들이 이 부문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작년에는 투자자 수익률 상한선을 폐지하고 수익 부문을 ‘공공 이익 기업(PBC)’으로 전환하며 비영리 조직과의 경계를 명확히 하려는 계획까지 발표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 공개된 수정안에 따르면, 오픈AI는 기존 계획에서 벗어나 비영리 조직이 앞으로도 상위 지배 구조를 유지하는 방식으로 전환한다. 이에 따라 새로 설립될 PBC 역시 오픈AI 재단 산하에 편입되며, 수익과 공공의 이익을 병행해 추구하는 중간 지점의 구조가 유지된다. 알트먼 CEO는 “비영리의 통제를 유지하겠다는 결정은 공공 책임 강화에 대한 진정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며, 마이크로소프트, 그리고 신규로 임명될 비영리위원회와도 협력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경영 방향 전환은 외부 압력도 주요 요인이었다. 앞서 일론 머스크(Elon Musk)는 오픈AI가 지나치게 상업성을 추구하고 있다며 캘리포니아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으며, 전직 오픈AI 직원들 역시 구조개편이 투자자 편향으로 흐를 수 있다며 미국 법무기관에 재검토를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변화는 회사의 밸류에이션 및 투자 조건에 변수를 줄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오픈AI는 약 6.6억 달러(약 9,500억 원)의 자금을 유치했고, 투자에 참여한 일부 대형 벤처캐피털은 2년 내 구조개편이 완료되지 않으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도록 조항을 넣었다. 특히 소프트뱅크는 최대 400억 달러(약 57조 6,000억 원) 규모의 추가 투자를 약속하며, 오픈AI가 독립적 수익 기관으로 전환할 경우를 전제로 했다.

향후 오픈AI는 PBC 설립 이후 비영리 본체가 확보하게 될 주주 지분의 가치를 평가하기 위해 외부 재무 자문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알트먼은 “사업 확장을 통해 비영리 부문의 역량도 함께 성장할 것”이라며, "AI 기술 개발의 궁극적인 목적은 인류에 이익이 되는 방향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구조조정 철회는 회사 내부 통제권을 유지하면서도 시장 친화적인 유연성을 확보하려는 절충안으로 분석된다. 특히 GPT-5 공개를 앞두고 있는 지금, 오픈AI는 기술 리더십을 공고히 유지하면서도 공공적 책임에 대한 논쟁을 일부 해소할 수 있게 된 셈이다. GPT-5에 포함될 신규 기능들은 지난 4월 공개된 고도화된 추론 모델 O3를 활용해, 무료 및 유료 버전 모두에 적용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