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후 2주 만에 2조 부채 추진…코어위브, AI 성장 위한 고수익 전략

| 김민준 기자

코어위브(CoreWeave)가 상장 이후 불과 몇 주 만에 15억 달러(약 2조 1,600억 원) 규모의 부채 조달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결정은 전반적으로 기대에 못 미친 기업공개(IPO) 이후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이번 거래는 JP모건 체이스가 주도할 것으로 전망되며, 고수익채(higher-yield bonds)를 활용한 자금 조달 방식이 유력하다. 고수익채는 신용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대신 투자자들에게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특징이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부채 부담에 짓눌린 코어위브가 일부 기존 대출을 재조정하는 ‘리파이낸싱 전략’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2017년 GPU 기반 암호화폐 채굴업체로 출발한 코어위브는 이후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에 집중하며 사업 전환에 성공했다. 현재는 총 25만 개 GPU 카드를 탑재한 AI 특화 데이터센터 32곳을 운영 중이다. 하지만 이 같은 초대형 전환은 막대한 자본을 요구했고, 결과적으로 막대한 부채를 안게 됐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회사는 2023~2024년 사이 약 129억 달러(약 18조 5,700억 원)의 대출을 받았으며, 이 가운데 80억 달러(약 11조 5,200억 원)의 대출이 여전히 회계장부에 남아 있다.

코어위브는 올해 3월 나스닥 상장을 단행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미온적이었다. 당초 공모 목표액 27억 달러 대비 12억 달러 하회한 15억 달러에 불과했고, 상장 직후 주가는 공모가를 밑돌았다. 이후 주가는 울퉁불퉁한 흐름을 보였으며, 4월 초 마이크로소프트(MSFT)의 대규모 데이터센터 투자 발표 이후 반등세를 보였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는 코어위브 매출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는 핵심 고객사로, 향후 자본지출 확대 방침을 재확인하면서 시장 신뢰를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

이외에도 메타플랫폼(META), 오픈AI(OpenAI), 코히어(Cohere) 등이 코어위브 고객군에 포함된다. 오픈AI는 최근 마이크로소프트가 행사하지 않은 120억 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 옵션을 확보하며 코어위브와의 관계를 강화한 바 있다.

코어위브는 현재 360메가와트 규모의 전력용량을 가진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향후 1.3기가와트에 달하는 추가 전력을 확보해 글로벌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또한 기업고객 유치를 위한 소프트웨어 공급 확대 전략으로 AI 개발 툴 업체 웨이츠앤바이어시스(Weights & Biases)를 약 14억 달러(약 2조 160억 원)에 인수하며 기술 역량 강화에도 나섰다.

글로벌 인공지능 열풍 속, 코어위브는 차세대 클라우드 인프라 시장의 핵심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높은 부채 비율과 수익성 개선 여부가 향후 주가 흐름의 중대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부채 조달이 유동성 보완과 동시에 AI 수요 확대라는 성장 기회를 동시다발적으로 겨냥한 고위험·고수익 전략이라는 해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