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21, 구글·엔비디아에서 3억 달러 유치…생성형 AI 시장 본격 진입

| 김민준 기자

이스라엘의 인공지능 스타트업 AI21 랩스(AI21 Labs)가 구글(GOOGL), 엔비디아(NVDA)로부터 3억 달러(약 4,320억 원)의 시리즈 D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용 AI 솔루션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투자는 대형 언어모델(LLM) 경쟁 구도가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두 빅테크의 공식 참여를 통해 AI21이 차세대 생성형 AI 시장에서 중량감 있는 존재로 부상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AI21은 복잡한 언어 처리 능력을 갖춘 ‘잠바(Jamba)’ 시리즈로 잘 알려져 있으며, 기업 수요에 알맞은 장문 문맥 이해와 처리 성능이 장점이다.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해당 기술을 더욱 정교화하고, 기존 제품군을 확장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AI21의 잠바 언어모델은 ‘혼합 전문가(Mixture-of-Experts)' 구조를 기반으로 상태 공간 모델(state-space model)과 트랜스포머(transfomer)를 병합한 하이브리드 아키텍처를 채택하고 있다. 따라서 문서 요약, 법률 문건 분석, 연구자료 처리 등 고난도 언어 작업에서 탁월한 환경을 제공한다. 25만6000 토큰까지 지원하는 컨텍스트 윈도는 기업들이 요구하는 복잡한 데이터 처리 요건에 최적화됐다.

AI21은 자연어처리 도구 ‘워드튠(Wordtune)’과 같은 소비자용 및 엔터프라이즈 제품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사용자의 문장을 보다 명확하고 자연스럽게 다듬는 데 도움을 주며, 문맥에 맞는 요약과 콘텐츠 재구성 제안 기능도 갖추고 있다. 이와 함께 AI21 스튜디오라는 개발자 및 기업 전용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환경에 언어모델을 통합할 수 있게 돕는다. 온프레미스와 가상 프라이빗 클라우드(VPC) 옵션을 제공해 보안성과 데이터 프라이버시 요구를 충족한다는 점에서도 경쟁력을 갖췄다.

AI21은 지난 2023년 펀딩 라운드에서 14억 달러 규모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바 있는데, 이번 구글과 엔비디아의 참여로 그 가치는 더욱 상승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라운드의 세부 밸류에이션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2025년 기준 누적 투자금액은 총 6억3,600만 달러(약 9,150억 원)에 달한다.

구글과 엔비디아 외에도 AI21의 기존 투자자 명단에는 인텔 캐피털, 피탄고 벤처스, 삼성넥스트, 콤캐스트 벤처스 등이 포함돼 있다. 이처럼 글로벌 기술 대기업과 벤처투자자들이 함께 참여하면서 AI21은 독립적인 모델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앞서 AI21은 2025년 3월 ‘마에스트로(Maestro)’라는 LLM 오케스트레이션 시스템을 공개해 주목받기도 했다. 해당 시스템은 생성형 AI의 오류를 줄이며 출력 품질을 높이는 데 특화돼 있다.

기업과 개발자들의 생성형 AI 도입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AI21의 기술력과 파트너 네트워크는 한층 견고해지고 있다. 구글과 엔비디아라는 두 거대 AI 주체의 지원은 AI21이 글로벌 생성형 AI 시장에서 의미 있는 존재감을 유지하는 데 커다란 힘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