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 기술의 진화 속도가 빨라지는 가운데, 조직들은 새로운 업무 생태계에 적응하기 위해 ‘에이전틱 AI’에 주목하고 있다. 인간의 지시 없이도 자율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이 AI는 단순한 보조 도구를 넘어, 복잡한 비즈니스 과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가상의 동료*로 자리잡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기회로 삼기 위해 기업마다 AI 친화적 조직 역량을 구축하고, 핵심 업무 흐름을 재설계하며, 인간이 AI를 감독하는 역할로 전환하는 방식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기술 컨설팅 기업 BCG가 발표한 글로벌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미 전 세계 기업의 3분의 2가 AI 에이전트를 실험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예를 들어 자연어 명령을 해석해 작업을 수행하는 수준을 넘어, 실시간 데이터 분석과 예측, 정책 결정까지 자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이 기술은 복잡하고 반복적인 업무를 줄이고, 인간의 고차원적 판단을 지원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같은 기술 발전이 인간 대체로 이어지는 것으로 오해돼서는 안 된다고 선을 긋는다.
에이전틱 AI는 마치 우수한 신입사원처럼, 자율성을 갖고 작업을 해내는 동시에 지속적인 훈련과 감독이 필요한 대상으로 봐야 한다. 초기에는 업무 프로세스를 학습시키고 오류를 교정하는 훈련 기간이 필수적이며, 이 과정에서 조직 구성원의 역할은 코치이자 감독관으로 재정의된다. AI 도입은 기술적인 문제를 뛰어넘어, 조직 문화와 인간 중심 감독 체계를 함께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휴먼 인 더 루프(human-in-the-loop)’ 구조는 AI의 자율성과 리스크 제어 간 균형을 유지하는 핵심 개념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를 통해 조직은 AI가 오작동하거나 비윤리적 판단을 내리는 것을 사전에 방지하며, 동시에 인간의 전략적 시각을 반영한 판단력을 조직 내에 녹여낼 수 있다. 이렇듯 공동 작업 체계 수립과 감독 체계 설정은 기술 못지않게 중요한 요소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 현재 다수의 기업은 AI 활용 능력 향상에 소극적인 상황이다. 통계에 따르면 전체 직원 중 단 25%만이 AI 관련 교육을 받은 상태다. 이로 인해 조직 내 AI 확산이 더디게 이뤄지고 있으며, 실질적인 효과 도출에도 장애가 발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직군별 맞춤 교육과 정기적인 피드백 시스템을 통해 *AI 활용 역량 강화*와 함께 기술에 대한 수용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한다. 또 부서 간 협업 역시 AI를 깊이 있게 통합하는 데 중요한 밑거름이 될 수 있다.
조직 구조 차원에서도 변화가 필요하다. 예컨대 단기적인 인력 감축보다는 AI 프로젝트 성과를 높이는 방향의 역할 재편이 이루어져야 하며, 새로운 형태의 직무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AI 윤리 관리, 모델 검증, 전략적 AI 거버넌스 역할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최고경영진의 적극적인 참여가 중요하며, IT 부서에 책임을 전가하는 방식보다는 전사적으로 전략을 주도하고, 윤리 기준을 수립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종합하면 성공적인 AI 전환은 기술의 효율성보다는 인간의 창의성과 조직의 전략적 판단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에 달려 있다. 향후 기업은 AI가 업무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함께 공동 창조하는 동반자로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집중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