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전틱 AI, '디지털 직원'으로 진화… 마이크로소프트·델 혁신 본격화

| 김민준 기자

인공지능이 업무의 동반자 역할로 진화하는 가운데, 에이전틱 AI(agentic AI)가 기업 현장과 일상 사용자 모두에게 실질적인 변화를 끌어올 핵심 기술로 부상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FT)와 델 테크놀로지스(DELL)의 협업을 통해 이 새로운 형태의 AI는 단순히 명령에 반응하는 수준을 넘어, 사용자 대신 주도적으로 작업을 처리하며 업무 환경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델 테크놀로지스 월드 2025 행사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그랜트 듀크와 리사 샤우브는 에이전틱 AI가 윈도우 기반 업무 생태계를 어떻게 혁신하는지를 설명했다. 이들은 "AI는 이제 기능이 아닌 플랫폼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기존 업무 애플리케이션 위에 소형 언어 모델을 덧입힘으로써 새로운 혁신의 길이 열린다고 강조했다.

핵심 기술은 윈도우 기반 PC에 탑재되는 ‘신경처리장치(NPU)’다. 에이전틱 AI는 이 NPU를 활용해 CPU의 부담을 덜어주며 성능을 높이고 전력 소모를 줄인다. 이로 인해 연속적인 사용 시간이 늘어나고 더 많은 작업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 작업 효율만 높이는 것이 아니라, 맥락을 이해하고 음성 명령을 해석하는 등 사용자 맞춤형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기존 AI와는 본질적인 차별점을 갖는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파일럿(Copilot)' 기능은 이러한 변화의 대표적인 예다. 사용자의 행동을 읽고 적절한 도움을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이 AI 도우미는 단순 자동화를 넘어 '디지털 동료'로 기능하도록 설계됐다. 듀크는 “이제 AI는 사무작업의 단순한 도우미를 넘어 새로운 인재로 기능하게 될 것”이라며, AI가 팀 업무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디지털 직원' 개념이 정착될 것이라고 말했다.

에이전틱 AI는 신입 직원의 온보딩 경험까지 바꿔 놓을 전망이다. 예컨대 입사 첫날부터 과거 프로젝트 내역, 관련 문서, 팀 구조와 역사를 실시간으로 안내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된다. 이는 단순한 문서 검색 기능을 넘어, 조직의 집단 지성을 활용하는 새로운 형태의 협업 모델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에이전틱 AI의 등장이 PC 산업뿐 아니라 기업 정보기술(IT) 전략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정 작업을 대체하는 기술이 아닌, 디지털 역량을 확대하고 조직의 생산성을 직결시킬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측은 "모든 사용자의 손끝에서 에이전틱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며, 윈도우 환경에서의 통합 AI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처럼 AI 기술이 사용자의 신경망처럼 기능하고 있는 가운데, 에이전틱 AI는 단순한 도구가 아닌 하나의 인력 자산으로 재정의되고 있다. 본격적인 AI 기반 디지털 전환 시대가 도래하면서, 인간과 기계 간의 협업이 어떤 양상으로 진화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