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예측하는 AI ‘RFM’ 주목…쿠모AI, 기업 전략 결정 혁신 예고

| 김민준 기자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전 세계 기업 데이터 환경을 빠르게 장악하고 있는 가운데, 구조화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기술이 AI 발전의 다음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스탠퍼드대 교수이자 쿠모AI(Kumo AI) 공동 창업자인 유레 레스코벡(Jure Leskovec)은 이를 해결할 열쇠로 '관계형 기초 모델(RFM)'을 제시했다. 이는 고객 이탈이나 사기 행위 탐지 등 고부가가치 예측 작업에서 기존 머신러닝(Machine Learning)의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일반적인 대규모 언어모델(LLM)이 과거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답변하거나 정보를 추론하는 데 탁월한 반면, RFM은 실제 기업 활동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 —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가 — 에 직접 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레스코벡 교수는 "지금 일어나지 않은 일을 예측하는 기능이야말로 생성형 AI의 핵심적 결핍"이라고 강조하며, RFM이 이를 메울 강력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의 예측모델 구축 방식은 수개월에 걸친 데이터 정제와 ‘피처 엔지니어링’ 작업을 필요로 했다. 이 과정은 고급 데이터 과학자들의 역량에 크게 의존하고, 테이블 간 연결 관계를 수작업으로 설정해야 하며,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드는 작업이다. 이와 달리 쿠모AI의 기술은 기업이 보유한 관계형 데이터베이스를 자동으로 하나의 *그래프 구조*로 변환한 뒤, 여기에 LLM의 근간인 트랜스포머 모델을 적용해 패턴을 학습한다. 사용자는 복잡한 전처리 없이 단 몇 초 만에 예측 결과와 그에 대한 설명까지 받아볼 수 있다.

실제로 레스코벡 교수는 데모 시연에서 RFM이 학습되지 않은 새로운 데이터베이스에서 어느 고객이 30일 내 구매할지를 단일 질의로 평가해 예측 점수와 주요 지표를 즉시 제공하는 모습을 선보였다. 이 과정은 사전에 학습된 모델이 인컨텍스트 러닝을 통해 실시간 적용되는 구조로, 데이터 과학자의 수주 간 작업 성과에 맞먹는 정확도를 보여줬다.

이 기술은 기업 내 AI 에이전트의 진화를 더욱 가속화할 가능성이 크다. 단순한 언어 처리에 그치지 않고, 기업의 민감한 데이터 기반으로 전략적 결정을 내리려면, 예측 기반 AI가 필수다. 예컨대 고객서비스 에이전트는 RFM을 활용해 고객의 이탈 가능성을 사전에 분석하고, 그에 맞춘 대응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레스코벡 교수는 "에이전틱 에이아이의 미래를 신뢰한다면, 이는 필연적인 기술적 구성요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쿠모AI는 현재 RFM의 공개 데모를 제공 중이며, 사용자 고유의 데이터와 연결 가능한 새로운 버전도 곧 출시할 예정이다. 또한, 고도의 정확도를 원하는 기업을 위해 전용 미세조정(fine-tuning) 서비스도 함께 지원할 계획이다. 관계형 데이터와 예측 중심 AI의 결합은 고도화된 LLM에 의존하면서도 예측의 사각지대를 메우는 결정적 한 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