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코딩 비서 '커서', 이제 웹·모바일에서도 쓴다…애니스피어 초대형 확장

| 김민준 기자

AI 스타트업 애니스피어(Anysphere)가 자사의 코드 생성 도구 '커서(Cursor)'를 기반으로 웹 및 모바일 환경에서도 AI 코딩 에이전트를 사용할 수 있도록 기능을 확장했다. 이번 업데이트는 자연어 명령으로 AI 에이전트를 제어할 수 있는 브라우저 기반 애플리케이션의 출시를 중심으로 이뤄졌으며, 개발자가 언제 어디서든 필요한 작업을 즉시 요청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애니스피어는 지난달 9억 달러(약 1조 2,960억 원)의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 가치를 99억 달러(약 14조 2,560억 원)로 끌어올렸다. 이 회사가 개발한 커서는 통합개발환경(IDE) 내에 직접 통합되어, 개발자가 영어 등 자연어로 코드를 요청하면 자동으로 생성하고 실행하며 설명까지 제공하는 기능으로 유명하다.

이번에 새로 선보인 웹앱에서는 IDE를 벗어난 환경에서도 AI 코딩 에이전트가 작동한다. 사용자는 웹 또는 모바일 브라우저를 통해 커서의 백그라운드 에이전트에게 코드 작성, 디버깅, 신규 기능 구현 같은 작업을 지시할 수 있다. 각 에이전트는 고유 링크를 가지고 있어 실시간 작업 상태를 공유하거나 진행 상황을 추적하는 데 유용하며, 브라우저 상에서 여러 에이전트의 작업을 한눈에 모니터링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된다.

애니스피어는 이미 슬랙(Slack) 통합 기능을 통해 커서 에이전트를 채팅창에서 직접 호출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 바 있다. 이번 웹 기반 출시로 커서를 어디서든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셈이다. 애니스피어 제품 엔지니어링 책임자인 앤드루 밀리치에 따르면, 이번 업데이트의 목적은 바로 “고객이 커서를 더 많은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해 불필요한 마찰을 제거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이 기능은 현재 유료 이용자라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으며, 무료 플랜 이용자는 이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기업 고객을 위한 ‘울트라(Ultra)’ 요금제가 최근 신설돼 월 200달러(약 28만 8,000원)에 고급 기능과 대규모 운영 능력을 제공하고 있다. 커서는 현재 연간 반복 매출(ARR) 5억 달러(약 7,200억 원) 이상을 기록하며, 엔비디아(NVDA), 어도비(ADBE), 우버(UBER) 등 포춘 500대 기업의 절반 이상에서도 사용 중이다.

코딩 에이전트를 다양한 도구 및 환경에 통합하려는 시도는 애니스피어만의 전략은 아니지만, 최고경영자 벤 톰슨은 최근 인터뷰에서 “정확성과 신뢰성을 갖춘 AI 추론 모델의 진화가 선행되어야 본격적인 배포가 가능했다”며 그동안의 잠행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이제야 그 시점이 왔다고 판단했다며, 커서 사용자들이 AI의 실수로부터 받는 스트레스를 줄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끊임없이 진화 중인 애니스피어의 커서는 이제 전통적인 개발 환경을 넘어, 협업과 유연성이 요구되는 현대 개발문화에 맞춰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AI 기반 코딩 보조의 실용성과 확장성을 동시에 갖춘 대표 사례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