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초지능 전쟁에 불 지핀다… SSI 공동창업자 다니엘 그로스 영입

| 김민준 기자

AI 스타트업계의 주목받는 인물이었던 다니엘 그로스가 메타(META)의 새로운 초지능 연구 부서에 합류했다. 초지능 수준 인공지능 개발을 위해 설립된 ‘메타 슈퍼인텔리전스 랩스(Meta Superintelligence Labs, MSL)’는 이번 영입을 통해 연구 리더십을 강화하며 본격적인 AI 주도권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그로스는 최근까지 AI 스타트업 ‘세이프 슈퍼인텔리전스(Safe Superintelligence, SSI)’의 CEO를 맡았으며, 오픈AI(OpenAI) 공동 창업자인 일리야 서츠케버(Ilya Sutskever) 및 다니엘 레비(Daniel Levy)와 함께 회사를 공동 설립했다. SSI는 인간보다 월등한 능력을 가진 AI, 이른바 *초지능(superintelligence)* 개발을 목표로 하는 기업으로, 지난 4월 약 32억 달러(약 4조 6,000억 원) 규모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기도 했다.

메타는 애초에 SSI 자체를 인수하려 했지만 서츠케버가 이를 거절한 데 따라 전략을 수정, 그로스를 직접 채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서츠케버는 그로스의 퇴임을 알리며 “여러 기업의 인수 제안을 받았지만 당분간은 독자적인 기술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비록 SSI 인수에는 실패했지만 메타는 여전히 우회적으로 해당 스타트업의 지분을 확보할 가능성을 남겨두고 있다. 그로스가 깃허브 전 CEO 낫 프리드먼(Nat Friedman)과 공동 운영 중인 벤처캐피털 ‘NFDG’가 SSI에 투자한 상태이며,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메타는 NFDG의 일부 유한책임출자자 지분을 최대 49%까지 인수할 계획이다. 이 경우, 메타는 SSI와 같은 포트폴리오 기업의 정보를 직접적으로 공유받을 수는 없지만 유력 AI 기업들에 대한 간접적 이해관계를 확보하게 된다.

그로스는 MSL의 공동 대표로 합류하며, 프리드먼과 함께 부서를 이끈다. 공동 대표 중에는 스케일AI(Scale AI)의 전 최고경영자 알렉산더 왕(Alexander Wang)도 포함돼 있으며, 왕을 비롯한 다수의 스케일AI 출신 고위 인력이 이미 메타에 합류했다. 이는 메타가 지난 달 스케일AI에 약 143억 달러(약 20조 5,000억 원)를 투자하며 AI 연구 인력을 대거 흡수한 흐름과도 맞물린다.

메타는 최근 오픈AI 출신 인재들까지 확보하며, 초거대 AI 경쟁에 적극 나서고 있다. 테크 전문 매체 와이어드에 따르면 메타는 선도 연구자들에게 1억 달러(약 1,440억 원)를 상회하는 보상 패키지를 제시하며 인재 유치에 나섰고, 이들이 메타의 ‘라마(LLama)’ 대형 언어모델 시리즈와 그 상용화 전략을 주도하게 된다.

향후에도 메타의 AI 연구 조직은 더욱 확장될 전망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메타는 최근 음성 AI 스타트업 ‘플레이AI(PlayAI)’ 인수를 논의했으며, 올해 초에는 검색형 생성AI 스타트업 ‘퍼플렉시티(Perplexity AI)’에도 접근한 바 있다.

이처럼 메타는 자체 AI 역량 강화뿐 아니라 전략적 투자와 인수, 고급 인재 확보에 이르기까지 모든 수단을 동원해 AI 초격차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초지능 시대의 서막을 두고 전개되는 빅테크 전쟁에서, 메타의 실질적인 성과가 언제 나타날지는 여전히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