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 엔비디아(NVDA) 목표주가 상향… '소버린 AI' 수요 급증 수혜

| 김민준 기자

미국 투자은행 씨티그룹이 AI 반도체 선두주자인 엔비디아(NVDA)의 목표주가를 기존 180달러에서 190달러(약 27만 3,000원)로 상향 조정했다. 각국 정부가 독자적인 인공지능 인프라를 구축하는 ‘소버린 AI’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씨티는 엔비디아가 “사실상 모든 소버린 AI 프로젝트에 관여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글로벌 수요 증가에 따른 가파른 성장세를 전망했다. 이와 함께 2028년 AI 데이터센터 시장 규모 전망도 기존 5,000억 달러(약 720조 원)에서 5,630억 달러(약 811조 원)로 상향했다. 이러한 시장 확대가 엔비디아에 직접적인 수혜를 안길 것으로 봤다.

소버린 AI는 특정 국가나 기관이 독립적으로 자국 내에서 운영하는 AI 시스템을 의미한다. 데이터 주권과 국가 안보 확보라는 차원에서 유럽, 중동 등 각국 정부가 앞다퉈 관련 기술 개발과 도입에 나서면서 새로운 수요 축으로 부각되고 있다. 최근 젠슨 황(Jensen Huang)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유럽 순방 중 발표한 여러 국가와의 협력도 이 흐름의 일환이다. 황 CEO는 영국, 프랑스, 독일 등과 주요 파트너십을 체결했으며,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산하 AI 기업인 휴메인과도 손잡았다.

전문가들은 소버린 AI가 향후 AI 산업의 핵심 축이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모든 주요국이 소버린 AI에 투자할 것이며, 이 기술은 헬스케어, 국방, 사이버보안 등 필수 분야에 활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펜하이머 역시 향후 글로벌 시장 규모가 1조5,000억 달러(약 2,160조 원)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유럽의 경우에만 1,200억 달러(약 173조 원)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7일(현지시간) 기준 엔비디아 주가는 기록적 고점에서 소폭 하락해 1% 미만의 조정을 받았지만, 여전히 높은 투자심리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에도 최고가를 경신했던 엔비디아는 AI 인프라 수혜주로서의 입지를 재차 굳히고 있는 모습이다.

AI가 글로벌 전략 기술로 부상함에 따라, 엔비디아는 단순한 반도체 기업을 넘어 기술 주권을 지탱하는 핵심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는 단기적인 주가 흐름을 넘어, 장기적인 투자 매력도를 더욱 부각시킬 수 있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