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튜이트·아멕스, 생성형 AI로 업무 자동화 '전면전'…에이전트 플랫폼 전환 가속

| 김민준 기자

생성형 AI 기술이 성숙하면서 기업들은 단순한 실험 단계를 벗어나, 실제 운영 환경에서 자율 에이전트 기반의 효율적인 업무 자동화를 본격 추진하고 있다. 인튜이트(Intuit)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American Express)는 이러한 흐름의 선두에 서 있으며, 두 기업 모두 고객 경험과 내부 업무 흐름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지능형 에이전트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인튜이트는 단순 응답형 챗봇을 넘어서, 실제 과제를 수행하는 실행형 에이전트를 서비스 전반에 도입 중이다. 대표 서비스인 터보택스(TurboTax)에서는 사용자의 세금 신고를 평균 12% 빠르게 마무리하도록 돕고 있으며, 절반 이상의 고객이 한 시간 이내에 신고를 완성하는 성과도 거두고 있다. 이 같은 시스템은 인튜이트 내부의 실시간 및 비동기 데이터를 통합하는 데이터 버스와 지속형 서비스를 기반으로 작동한다. 핵심은 생성형 AI 운영체제인 ‘젠OS(GenOS)’다. 젠OS는 복잡한 기술요소를 추상화해 개발자가 위험 관리와 보안 체계를 매번 새로 구축하지 않아도 되도록 설계됐다. 젠런타임(GenRuntime)은 이를 가능케 하는 엔진 역할을 하며, 데이터를 받아들인 뒤 분석하고 실행하도록 돕는다. 이 플랫폼은 터보택스, 퀵북스(QuickBooks), 메일침프(Mailchimp), 크레딧카르마(Credit Karma) 등 전 계열 브랜드에 걸쳐 일관성과 확장성을 담보한다.

한편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오랜 기간 AI 인프라를 운영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자체 에이전트 생태계를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내부 업무 자동화를 시작점으로 설정한 이들은 개발자 생산성을 높이는 APR 에이전트 프로젝트 등을 통해 기술 도입 초기부터 가시적인 성과를 확보했다. 이러한 프로젝트는 실험 속도를 높이면서도 보안 및 정책 통제를 유지하기 위해 ‘이네이블먼트 레이어(enablement layer)’라는 통제 플랫폼 위에서 실행된다. 이 시스템에는 ‘브레인(brain)’이라는 제어 모듈도 포함돼 있다. 에이전트는 행동을 취하기 전 반드시 브레인 모듈과 상호작용해야 하며, 이 모듈은 브랜드 가치, 개인정보 보호, 보안, 법률 등 다양한 기준에 따라 정책을 제시하고 검토 역할을 수행한다. 예컨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가 운영하는 레스토랑 예약 플랫폼 ‘레지(Rezi)’에서는, 고객 요청이 브랜드 정책과 시간 조건에 적절히 부합하는지 확인하고 실행하는 것이 필수다.

이처럼 에이전트 중심 아키텍처는 속도와 안전성을 동시에 달성하려는 기업의 고민을 반영한다. 인튜이트는 공통 보호장치와 유연한 모델 구조를 담은 젠OS 사용을 통해 수백 명의 개발자들이 반복 없이 서비스를 구축할 수 있도록 돕는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역시 중앙 통제 기반에서 신속한 실험과 결과 측정을 반복해 나가는 방식으로 대규모 도입을 추진 중이다.

두 기업은 공통적으로 신속한 도입을 강조한다. 인튜이트의 스리바스타바(Srivastava) 최고 데이터 책임자는 측정 가능성을 에이전트 설계 초기부터 내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지 기술 성능을 평가하는 수준을 넘어, 각 서비스별로 비용 대비 효과를 주기적으로 정량 분석하는 체계를 의미한다. 그는 분기마다 인공지능 적용 사례별 투자 대비 수익률(ROI)을 최고재무책임자와 함께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궁극적으로 인튜이트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지능형 에이전트를 단순 기술이 아닌, 기업 운영 구조 전반을 변모시키는 차세대 플랫폼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들은 에이전트 플랫폼 자체를 중심에 두고 거버넌스를 설정하고, 실효성을 정량 평가하며, 민첩하게 혁신을 추진한다. 대화형 AI를 넘어 자율 실행으로 나아가는 현재, 이러한 방식으로 체계적 접근을 하는 기업이 차세대 에이전트 경쟁에서 주도권을 쥘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