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사 대신 AI가 세금 정리…아바쿠스AI, 95억 투자 유치

| 김민준 기자

회계 시장을 겨냥한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아바쿠스AI(Abacus AI Inc.)가 최근 660만 달러(약 95억 원)의 신규 투자를 유치하며 회계 업무에 특화된 AI 어시스턴트를 본격 상용화한다. 엔지니어 형제인 코디 슈가맨과 브랜든 슈가맨이 스탠퍼드 공대에서 함께 창업한 이 회사는 AI 기술을 통해 전통적인 회계 업무의 자동화와 효율화에 도전장을 던졌다.

아바쿠스AI의 AI 어시스턴트는 공인회계사(CPA) 사무실의 실무 워크플로우를 학습한 뒤, 반복적이고 시간이 많이 드는 업무를 대신 처리한다. 대표적으로 세금 신고에서 가장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드는 데이터 입력 업무를 자동화해 세무팀의 생산성을 향상시킨다. 창업자인 브랜든 CTO는 “우리의 회계사가 세무 작업을 외주로 넘기기 위해 서명받은 7216 동의서를 본 것이 창업의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조사에 따르면 세무사무소의 준회계사 급 인력들은 전체 시간의 80% 이상을 단순 자료 수집, 대조 작업, 작업지 작성에 소비하고 있다. 특히 북미 회계 업계는 인력 부족과 성수기 업무량 과중으로 인해 해외 아웃소싱에 의존하고 있으며, 건당 30달러 이상의 비용과 장기 처리 지연에 따른 이슈가 상존한다. 아바쿠스는 이 같은 문제를 AI가 처리함으로써 내부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아바쿠스의 플랫폼은 과거 세금 신고서, 클라이언트 서류 및 표준 양식을 분석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자동 대조·분류해 실무 담당자에게 전달한다. 수작업으로 수 시간이 소요됐던 업무가 AI를 통해 수 분 만에 처리될 수 있으며, 성수기에도 병목 현상이 발생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이번 시드 투자 라운드는 밴처캐피털 멘로벤처스(Menlo Ventures)가 주도했으며, 피어VC(Pear VC), 리콜 캐피털(Recall Capital), 오리지널 캐피털(Original Capital) 등도 참여했다. 멘로벤처스의 파트너 크룸 비티는 "앞으로 10년 내 회계사의 절반 이상이 은퇴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AI를 통한 회계 산업의 근본적인 재설계가 시급하다”며 “아바쿠스는 회계 소비자들의 업무 특성과 정밀성 요구를 정확히 이해한 탁월한 솔루션"이라고 평가했다.

아바쿠스AI의 기술이 실무 효율성 확보는 물론, 회계 업계가 직면한 구조적 인력난 해결에도 기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AI가 단순 자동화를 넘어 실질적 협업 도구로 자리잡을 경우, 회계 업계의 근본적인 변화도 가능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