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WS, 14조원 투자로 'AI 중심 인프라 전환' 가속…클라우드 패러다임 바꾼다

| 김민준 기자

인공지능이 더 이상 클라우드 위에 덧붙여지는 기능이 아닌, 인프라 전체를 재편하는 중심축으로 자리 잡으면서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이에 발맞춘 전략적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AWS는 AI 모델과 AI 에이전트를 운영하려는 기업의 급증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글로벌 차원의 AI 중심 인프라 재구축에 나섰다.

2025년 하반기를 맞아 열린 ‘AWS 미드이어 리더십 서밋’에서 AWS 인프라스트럭처 서비스 부문 부사장 프라사드 칼라야라나만은 “생성형 AI는 AWS 전체를 새롭게 한 번 더 만드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며 AI 중심 변화가 가져올 대규모 기술 재정비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기존의 모든 서비스가 생성형 AI 중심으로 재구성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전력, 네트워크, 컴퓨팅 요구 수준이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AI 인프라 강화를 위한 AWS의 전략은 더 이상 단순한 서버 확장에 그치지 않는다. 칼라야라나만은 “지금의 데이터 센터 확충은 단순한 건축의 문제가 아닌, 그 데이터 센터 주변의 네트워크, 스토리지, 데이터베이스 등 핵심 인프라를 함께 구축해야 하기에 엄청난 기술 역량이 요구된다”며 AWS의 수직 통합 전략을 언급했다. 하드웨어 칩부터 네트워크 장비, 고성능 클라우드 서비스까지 전 영역을 통제함으로써 전 세계 새로운 AI 인프라 허브 구축 속도를 수년에서 수개월 수준으로 단축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최근 AWS가 발표한 100억 달러(약 14조 4,000억 원) 규모의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지역 신규 데이터 센터 조성과 사우디아라비아의 휴메인 AI 특구 투자 등도 이러한 AI 인프라 전진배치 전략의 일환이다. 각국 규제 대응과 지연 시간 단축, 그리고 데이터 주권 요구를 충족하도록 설계된 ‘주권형 클라우드 인프라’ 개념이 지속적으로 확장되고 있다.

AI 확산에 있어 가장 민감한 이슈인 전력 소비 문제도 AWS는 중장기적인 기술 솔루션으로 대응 중이다. 칼라야라나만은 “AI 훈련과 추론 과정 모두에서 엄청난 에너지가 소비되기 때문에, 이를 감당하려면 칩 설계부터 메모리, 인터커넥트까지 모든 진화가 병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AWS는 초고속 네트워크 연결을 지원하는 전용 패브릭 ‘울트라클러스터(UltraCluster)’를 활용해 10페타비트 이상의 처리 속도와 10마이크로초 미만의 지연 시간을 구현하고 있다.

이 울트라클러스터는 대규모 분산형 AI 모델 학습은 물론, 추론을 위한 AI 모델 저장과 운용까지 모두 수용할 수 있는 구조다. 그는 “모델 크기가 커질수록 단일 칩 메모리로는 한계가 생겨, 이제는 클러스터 단위로 메모리를 구성해야 한다”며 기술적 전환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AWS의 이번 발표는 클라우드와 AI가 결코 분리될 수 없는 기술 체계로 융합되고 있음을 재확인시켰다. 단순한 클라우드 운영 효율을 넘어서, AI 중심 미래 산업 패러다임을 주도하겠다는 AWS의 의지가 구체적인 인프라 전략으로 옮겨지고 있는 것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AWS의 이 같은 전방위적 투자가 결국 AI 시장의 속도 경쟁과 에너지 효율성 게임에서 핵심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 평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