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그니션, 윈드서프 인수로 AI 개발툴 전쟁 합류… '데빈' 통합 본격화

| 김민준 기자

AI 기반 코딩 자동화 기업 코그니션(Cognition)이 AI 개발 도구 스타트업 윈드서프(Windsurf)의 핵심 기술과 잔존 인력을 인수하며, 격변의 몇 달간 이어졌던 흡수합병 구도에 마침표를 찍었다.

14일(현지시간) 코그니션과 윈드서프는 공동 발표를 통해, 윈드서프의 통합 개발 환경(IDE) 플랫폼, 브랜드, 잔여 인력 등을 인수하는 데 최종 합의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인수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계약에는 윈드서프의 공동창업자들이나 주요 연구개발 파트는 포함되지 않았으며, 이들은 구글(Alphabet)과 24억 달러(약 3조 4,560억 원) 규모의 별도 계약을 체결하고 지난해부터 구글 딥마인드로 이적한 상태다.

이번 인수의 핵심은 윈드서프의 에이전틱 IDE에 코그니션의 대표 AI 엔지니어링 시스템 ‘데빈(Devin)’을 통합하는 데 있다. 이 조합을 통해 개발자는 하나의 플랫폼에서 작업 할당, 코드 생성 위임, 풀 리퀘스트 리뷰까지 모두 처리할 수 있는 확장성과 효율성을 확보하게 된다. 윈드서프의 임시 CEO 제프 왕(Jeff Wang)은 “최고의 엔지니어링 팀과 협업하는 것은 제품 가치와 시장 전략 양쪽 모두에서 결정적인 성장 기회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코그니션은 이번 거래에서 윈드서프 직원들에게 베스팅 가속화 및 자사주 인센티브 등 재정적 보상을 포함해 전폭적인 참여 기회를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제프 왕은 “중대한 격변기를 지나면서도, 윈드서프의 핵심은 여전히 건재하다”며 안정성과 연속성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현재 윈드서프는 수십만 명 규모의 일일 활성 사용자(DAU)를 유지하고 있으며, 기업 매출도 분기마다 두 배씩 성장 중인 것으로 집계된다.

이번 인수는 AI 기술 스타트업 간 인수전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이뤄졌다. 실제로 구글은 윈드서프 전 공동창업자 바룬 모한(Varun Mohan)과 더글러스 첸(Douglas Chen)이 포함된 연구진을 대규모 보상 조건으로 영입하면서, 일부 기술에 대한 비독점 라이선스를 확보했다. 이는 전체 인수가 아닌 부분적 기술 및 인재 인수 형태로, 최근 AI 시장 전반에서 관측되는 '역동적 파편화'의 단면을 보여준다.

윈드서프는 불과 몇 달 전 오픈AI와 최대 30억 달러 규모의 독점 인수 협상 테이블에 앉았으나, 해당 논의는 흐지부지되며 무산됐다. 이후 앤스로픽(Anthropic) 측이 경쟁사 오픈AI와의 간접 연결성을 이유로 윈드서프의 클로드(Claude) 모델 접근 권한을 차단하면서 플랫폼에 혼선이 생겼고, 일부 파트너사들도 이탈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인수를 기점으로 윈드서프는 다시 앤스로픽과의 관계 회복을 선언했다. 제프 왕은 발표 영상에서 “우리는 다시 앤스로픽과 친구가 됐다”고 언급하며, 윈드서프 AI 에이전트가 클로드 모델을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기반을 재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앤스로픽 공동창업자 제러드 캐플런(Jared Kaplan)은 지난해 컨퍼런스에서 “오픈AI와의 기술 간접 연결은 경쟁상 혼란을 낳는다”고 밝힌 바 있다.

코그니션과 윈드서프는 향후 제품 통합의 핵심 목표로 기업 환경에서의 대규모 에이전틱 워크플로우 실현을 제시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반복 작업을 에이전트 팀에 위임하고, 중요한 건축적 설계는 직접 컨트롤하며 생산성과 책임성을 모두 확보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윈드서프 블로그에 따르면 기존 기능인 탭(Tab), 캐스케이드(Cascade) 등 고급 수동 코딩 기능도 유지되며, 여러 Devins가 맡은 작업을 통합해 원활한 전체 흐름을 제공하게 된다.

이번 인수를 통해 코그니션-윈드서프 연합은 깃허브 코파일럿(GitHub Copilot), 리플릿(Replit), 커서(Cursor) 등 AI 기반 IDE 시장 내 주요 경쟁사와 정면 대결 구도를 형성하게 됐다. 여기에 구글의 제미니(Gemini), 마이크로소프트의 ‘에이전트 모드’ 탑재 VScode 등 대형 플랫폼 확장도 가속화되고 있어 시장 내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데빈은 올해 초 자체적으로 깃허브 이슈를 해결하고 코드 전체를 완성하는 엔드 투 엔드 기능으로 주목받은 바 있으며, 이러한 능력을 윈드서프의 고급 인터페이스와 결합함으로써 사용자 경험 차별화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제프 왕은 코그니션을 인수 파트너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 “기술적 정렬성과 신뢰는 물론, 솔직히 우리가 가장 두려워한 팀이었기 때문”이라며 이례적인 감정을 공유했다. 코그니션의 기업 가치는 약 40억 달러(약 5조 7,600억 원), 누적 투자금은 3억 달러(약 4,320억 원) 수준이며, 윈드서프보다 빠른 속도의 수익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업계는 이번 결합을 통해 보다 유연하고 자동화된 개발 환경이 구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비록 창업자들은 구글로 이적했지만, 제품은 코그니션에서 살아남았고, 기술력은 여전히 경쟁에서 주목받고 있어 윈드서프의 진화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