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초지능 시대 연다…저커버그 “AI 인프라에 103조 투자”

| 김민준 기자

메타(META)가 인공지능(AI) 개발 경쟁에서 한 발 앞서가기 위한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 최고경영자(CEO)는 오는 2026년부터 메타의 첫 번째 AI 슈퍼컴퓨터 클러스터가 본격 가동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슈퍼클러스터’는 인간 수준을 뛰어넘는 AI 즉 ‘초지능(superintelligence)’ 구축을 목표로 설계된 대규모 데이터센터다.

저커버그 CEO는 현지시간 14일 본인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메타가 수천억 달러(약 수백조 원)에 달하는 자본을 AI 인프라 확충에 투입할 것”이라며 그 구체적인 계획을 직접 설명했다. 회사 측은 올해 AI 개발 속도를 높이기 위한 자본 지출만 해도 최대 720억 달러(약 103조 6,8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프로메테우스(Prometheus)’로 이름 붙여진 메타의 첫 AI 클러스터는 1GW 이상의 전력을 사용하며, 이는 중형 원자력 발전소 한 곳 수준이다. 후속 프로젝트인 ‘하이페리온(Hyperion)’은 다년간 개발을 거쳐 최대 5GW 용량까지 확보할 계획이다. 이 같은 AI 인프라는 대규모 언어모델을 포함한 초지능 기술의 상용화를 위한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AI 역량 확보에 대한 저커버그의 의지는 인재 확보에서도 명확히 드러난다. 그는 최근 애플(AAPL)의 AI 모델 책임자에게 2억 달러(약 2,880억 원) 규모의 보상 패키지를 제시하며 스카우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에도 깃허브 전 CEO 냇 프리드먼(Nat Friedman), 전 스케일AI CEO 알렉산더 왕(Alexandr Wang) 등 AI 분야 유명 인사들이 최근 메타에 합류했다.

“우리는 업계에서 가장 뛰어난 인재 밀도를 가진 팀을 만들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고 저커버그는 강조했다. 실제로 그는 최근 수개월간 초지능 부문 채용에 개인적으로 나설 정도로 투자 대응에 공격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순탄치만은 않다. 지난 5월 공개가 예정됐던 새로운 대형언어모델 '라마4(Llama 4)'의 출시는 성능 개선 폭에 대한 내부 우려로 연기되기도 했다. 이는 저커버그의 기술 개발 속도에 대한 불만이 표출된 배경으로 해석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타는 AI 경쟁 구도를 선도하기 위해 ‘다시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14일 기준 메타 주가는 소폭 상승해 721달러선에 근접했으며, 2025년 들어 약 25%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AI를 둘러싼 메타의 승부수는 단순한 기술 투자를 넘어, 글로벌 기술 주도권 재편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