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그니션, 윈드서프 전격 인수…AI 코드 툴 시장 재편 예고

| 김민준 기자

AI 코딩 어시스턴트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는 스타트업 코그니션(Cognition)이 경쟁사 윈드서프(Windsurf)를 전격 인수한다. 구체적인 인수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로 인해 생성형 인공지능 기반 코드 편집 도구 시장의 경쟁 구도가 크게 출렁일 전망이다.

윈드서프는 최근 몇 달 간 다양한 인수 제안을 받으며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난 4월 오픈AI로부터 30억 달러(약 4조 3,200억 원) 규모의 인수 제안을 받았으나 이를 거절하고, 지난주에는 구글(GOOGL)과 23억 달러(약 3조 3,100억 원) 규모의 기술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 따라 공동 창업자인 바룬 모한과 더글라스 천은 여러 연구원들과 함께 구글로 합류했으며, 전체 250여 명의 직원 대부분은 윈드서프에 남아 있는 상태다.

윈드서프의 대표 제품은 AI 기반 코드 편집기다. 이 제품은 코드 설명, 버그 탐지, 코드 생성은 물론, 개발 중인 웹사이트 인터페이스를 실시간으로 미리 볼 수 있는 기능 등을 제공한다. 해당 기술력은 빠르게 성장 중인 생성형 AI 개발툴 분야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윈드서프는 앤트로픽(Anthropic)의 클로드(Claude) 시리즈 언어 모델을 기능의 핵심으로 활용해 왔다.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코그니션은 ‘데빈(Devin)’이라는 이름의 코딩 어시스턴트를 통해 유사한 영역에서 경쟁 중이었다. 데빈은 코드 생성 과정 전반을 단계별로 설명해주며, 개발자가 각 단계를 수동으로 조정해 결과물을 최적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기업용 제품은 자사의 데이터를 활용해 AI 모델을 미세 조정할 수 있고, 이를 자사 시스템에 맞춰 배포하는 옵션도 지원한다.

이번 인수는 코그니션이 수개월 전 수백만 달러 규모의 자금 조달에 성공한 이후 이뤄진 대규모 전략적 결정이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당시 투자로 인해 코그니션의 기업 가치는 40억 달러(약 5조 7,600억 원)로 두 배 이상 뛰었다.

코그니션 공동 창업자 겸 CEO 스콧 우는 블로그를 통해 윈드서프가 하루 수십만 명의 활성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연간 매출은 8,200만 달러(약 1,181억 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특히, 기업용 매출 부문은 분기마다 두 배씩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윈드서프 팀은 당분간 기존과 동일한 방식으로 운영되겠지만, 앞으로 우리의 데빈 플랫폼과 윈드서프의 기술 및 지적재산권을 융합하는 데 큰 투자를 감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앤트로픽이 오픈AI의 인수 시도 이후 윈드서프에 대한 지원을 중단한 것이 알려졌지만, 인수 이후에는 다시 최신 클로드 모델에 대한 접근 권한을 확보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AI 코드 보조 기술의 상용화를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이번 인수는 코그니션이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 전략으로 해석된다. 향후 윈드서프의 기술력이 데빈에 어떻게 통합될지에 따라 개발자 도구 시장의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