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기기에서 실행 가능한 AI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위한 새로운 도구가 등장했다. MIT 출신 연구진이 창업한 스타트업 리퀴드AI(Liquid AI)가 현지시간 7월 15일, 소형 언어 모델(Small Language Model, SLM)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 직접 탑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개발 플랫폼 'LEAP(Liquid Edge AI Platform)'을 공식 출시한 것이다.
LEAP은 복잡한 기계학습 배경 없이도 손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크로스 플랫폼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다. 개발자는 단 몇 줄의 코드만으로 iOS 또는 안드로이드 애플리케이션에 AI 기능을 구현할 수 있으며, 기존 클라우드 API를 호출하듯 손쉽게 로컬 모델을 작동시킬 수 있다. LEAP의 핵심은 온디바이스(On-device) 실행으로, 지연 시간, 비용, 프라이버시, 오프라인 사용성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개발자 수요를 직접 겨냥한다.
리퀴드AI의 최고경영자 라민 하사니(Ramin Hasani)는 자사 블로그에 “개발자들이 더는 클라우드 기반 AI에만 의존하지 않고 신뢰할 수 있는 온디바이스 대안을 찾고 있다”며 “LEAP은 효율적이고 프라이버시 중심의 엣지 AI를 누구나 쉽게 구축할 수 있도록 돕는 통합형 플랫폼”이라고 소개했다.
LEAP에 통합된 모델 라이브러리는 최소 300MB급의 초소형 AI 모델을 포함하고 있어 RAM 4GB 수준의 기기에도 쉽고 빠르게 탑재할 수 있다. 이 SDK는 iOS와 안드로이드 모두 지원하며, 자사의 리퀴드 파운데이션 모델(Liquid Foundation Models)뿐 아니라 다양한 오픈소스 SLM에도 호환된다. 또한 운영체제와 모델 구조에 구애받지 않도록 설계돼 있으며, 단순 실행뿐 아니라 모델 탐색, 최적화, 배포, 테스트까지 하나의 생태계에서 모두 구현할 수 있다.
리퀴드AI는 LEAP 출시와 함께 개발자가 로컬 환경에서 모델을 실험해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무료 iOS 앱 '아폴로(Apollo)'도 함께 선보였다. 이 앱은 원래 모바일용 LLM 채팅 응용 프로그램으로 독립 개발됐으나, 올해 초 리퀴드AI에 인수된 후 LEAP 통합 테스트 환경으로 재개발됐다. 사용자는 아폴로를 통해 모델의 반응 속도, 톤, 결과물 등을 로컬 실기기에서 직접 검토할 수 있으며, 전 과정이 오프라인에서 처리돼 개인정보 노출 우려 없이 운영이 가능하다.
이번 신제품은 지난 7월 10일 공개된 리퀴드AI의 차세대 모델 시리즈 'LFM2' 기반으로 개발됐다. LFM2는 각각 3억5,000만 개, 7억 개, 12억 개의 파라미터를 가진 모델들로 구성되며, CPU, GPU, NPU 등 다양한 하드웨어에서 빠른 추론이 가능하도록 최적화돼 있다. LEAP의 모델 라이브러리는 이 LFM2 시리즈를 중심으로 구성됐으며, 속도와 정확도 면에서 크고 무거운 모델과 비교해도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개발자 라이선스로 제공되는 LEAP SDK는 무료로 사용할 수 있으며, 코어 기능과 모델 라이브러리가 포함돼 있다. 리퀴드AI는 매출 1,000만 달러(약 144억 원) 미만의 기업과 학술 연구에는 LFM2의 상업적 사용을 허용하고 있으나, 더 큰 기업은 별도 라이선서를 통해 계약이 필요하다.
리퀴드AI는 앞으로 LEAP의 기업용 기능을 상업 라이선스로 별도 출시할 계획이며, 현재 웹사이트를 통해 기업 대상 문의를 받고 있다. 개발자는 LEAP 홈페이지를 통해 SDK를 다운로드하거나 아폴로 앱스토어에서 앱을 설치해 바로 개발을 시작할 수 있다. 또한 리퀴드AI는 공식 디스코드 채널을 통해 개발자 커뮤니티를 운영하며, 이벤트와 기술 지원도 병행하고 있다.
엣지 AI의 대중화 및 분산 처리를 지향하는 리퀴드AI의 전략은 이번 제품을 계기로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클라우드를 넘어서는 새로운 AI 패러다임의 출발점이 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