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은 인재, 코그니션은 플랫폼…윈드서프 둘러싼 AI M&A 전쟁

| 김민준 기자

AI 스타트업 시장에 예상치 못한 반전이 벌어졌다.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인공지능 스타트업 코그니션(Cognition)은 최근 AI 코드 작성 플랫폼 윈드서프(Windsurf)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 소식은 오픈AI(OpenAI)가 윈드서프 인수를 추진하다 협상이 결렬된 지 불과 며칠 만에 나온 것이다.

윗급 인재 쟁탈전이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윈드서프의 공동 창업자이자 CEO인 바룬 모한(Varun Mohan)은 구글(GOOG)에 합류했으며, 구글은 윈드서프의 기술 라이선스를 확보하고 관련 보상금으로 24억 달러(약 3조 4,500억 원)를 지불했다고 발표했다. 구글은 모한을 포함한 핵심 인재 다수를 채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코그니션은 구글에 합류하지 않은 윈드서프 인력과 지식재산권, 브랜드, 제품 등을 인수하며 남은 조직을 통합한다.

이번 거래의 구체적인 인수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코그니션 측은 윈드서프가 연간 반복 매출이 8,200만 달러(약 1,181억 원)에 달하며 기업 고객만 350개 이상, 일일 활성 사용자 수가 수십만 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특히 기업 대상 ARR이 분기마다 두 배씩 증가하며 빠르게 성장해온 점이 주목된다.

코그니션은 2023년 말 설립된 인공지능 코딩 에이전트 스타트업으로, 소프트웨어 개발을 자동화하는 AI 툴 ‘데빈(Devin)’을 개발 중이다. 지금까지 코슬라 벤처스, 피어 VC, 파운더스 펀드, 사우스파크 커먼스, 8VC 등으로부터 약 2억 달러(약 2,880억 원)에 달하는 자금을 유치했다.

윈드서프 또한 파운더스 펀드 외에 제너럴 캐털리스트, 클라이너 퍼킨스, 그리노크스 등 굴지의 VC들의 지원을 받으며 2021년 창업 이후 총 2억 4,000만 달러(약 3,456억 원)를 모은 바 있다. 특히 오픈AI와 협상이 결렬된 직후 갑작스러운 인수 소식이 이어지며 AI 업계 주요 인재와 자산 쟁탈전이 격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건이 단순한 인수합병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고 본다. 윈드서프를 둘러싼 오픈AI와 구글, 코그니션의 각기 다른 전략은 AI 핵심 기술과 인재 확보가 스타트업 M&A 생태계의 새로운 중심이 되어가고 있음을 방증한다. AI생태계 내부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유망 스타트업들의 가치는 기술력뿐 아니라 인재 구조 자체에 의해 결정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