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프라이즈용 AI 코딩 도우미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앤트로픽의 '클로드 코드(Claude Code)'가 강력한 분석 기능을 활용한 대시보드를 새롭게 선보이며 본격적인 고객 확대에 나섰다. 이번 신규 기능 출시는 특히 AI 생산성에 대한 명확한 숫자 기반 평가를 요구하는 기업의 기대에 부응하면서, 클로드 코드의 매출 증가세에 탄력을 더할 전망이다.
이 분석 대시보드는 각 개발자가 AI 코딩 툴을 얼마나,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를 가시화해준다. 코드 생성량, 도구 수용률, 사용자 활동 패턴, 개발자별 비용 집계 등 세부 지표를 제공해 AI 도입의 효용성을 데이터 기반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팀 관리자 입장에서는 고비용의 AI 개발툴이 실제로 성과로 이어지고 있는지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생긴 셈이다.
앤트로픽의 애덤 울프 팀장은 “대규모 엔지니어링 조직을 운영할 때 내부 팀이 어떤 도구를 어떤 방식으로 활용하는지 파악하는 건 어렵다”며, “이번 대시보드는 실제 코드를 들여다보지 않고도 전반적인 사용 흐름과 효과를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고 강조했다. 기업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를 고려해, 대시보드에서 제공되는 정보는 메타데이터에 한정되며 코드 원문은 포함하지 않는 방식이다.
이 기능은 사용자 접근 권한을 역할별(Role-based)로 설정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CIO나 개발팀 리더는 필요에 따라 사용 현황을 검토하고, 조직 전체 AI 툴 도입 전략의 성과를 재조정할 수 있다. 이는 최근 기업들이 AI 투자의 실질적 수익률(ROI)을 가시화해 경영진에 증명해야 하는 압박이 커지고 있다는 흐름과도 맞물린다.
실제 이러한 기능 출시와 동시에 클로드 코드의 업계 존재감은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앤트로픽에 따르면 클로드 코드의 활성 사용자 수는 지난 5월 '클로드 4' 모델이 도입된 이후 300% 증가했고, 연환산 매출 기준으로는 약 5.5배 성장을 기록했다. 피그마, 라쿠텐, 인터컴 등 다양한 업종의 주요 기술 기업들이 이미 고객군에 포함돼 있으며, 아직 기업명 공개는 미정이지만 추가 계약도 줄을 잇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클로드 코드는 단순한 코드 자동 완성 수준을 넘어서, 전체 코드베이스를 이해하고 여러 파일에 걸친 구조적 변경까지 반영할 수 있는 ‘에이전틱(agentic)’ 기능이 강점이다. 이에 따라 엔터프라이즈 고객을 위한 프리미엄 솔루션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가격 또한 한 사람당 월 17달러(약 2만 5,000원)부터 시작해, 규모에 따라 더 높은 수준의 요율이 적용된다.
AI 코딩 시장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는 추세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깃허브 코파일럿은 이미 수백만 개발자에게 자리잡았고, 아마존은 ‘키로’라는 자체 개발 환경으로 시장에 뛰어들었다. 구글 역시 최근 AI 코딩 스타트업 ‘윈드서프’를 약 3,500억 원에 인수하며 공격적인 확장을 지속하고 있다. 이들 각각은 AI가 실제 워크플로우에 미치는 영향력을 수치화해 고객에게 증명하고자 공을 들이고 있다.
앤트로픽은 이러한 경쟁 속에서도, AI 에이전트를 중심으로 한 차세대 개발 환경 전환 흐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전략이다. 이미 다수의 고객이 클로드 코드의 API와 SDK를 기반으로 커스텀 자동화된 워크플로우를 개발하고 있으며, 이 흐름은 미래의 소프트웨어 개발방식 자체를 재편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금까지는 AI 개발 도구의 효용이 막연한 기대에 머물렀다면, 대시보드를 통해 이 기대를 정량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IT 업계가 서버 가동률이나 코드 커밋 횟수를 측정하듯, 이제는 AI 코딩이 개발 생산성에 미친 영향을 수치로 분석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클로드 코드와 같은 프리미엄 AI 툴의 입지를 더욱 견고하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